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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된 단통법, 손볼까…코로나19發 스마트폰 시장 '지각변동'까지 겹쳐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단통법 개선 가능성 언급
국내 스마트폰 시장, 코로나 이후 기존 질서 '흔들'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20-08-01 07:00 송고
애플이 지난 5월 출시한 아이폰SE를 구매하기 위해 애플스토어를 찾은 소비자들 2020.5.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단통법(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은 이용자 차별 문제 해결 등 시장에 기여한 몇가지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쟁을 제한해 실질적으로 이용자 후생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문제가 있어 건전한 경쟁을 통해 이용요금, 단말기 가격 인하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새로운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단통법에 대해 밝힌 입장이다.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사회'가 앞당겨지면서 최근 휴대폰 유통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고 있는 데다 통신시장 사후규제 권한을 쥔 방통위원장까지 이같은 입장을 피력하면서 시장 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14년 도입 후 취지 못살린 단통법…각계에서 개정 필요성 제기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이동통신사를 통한 유통·판매에 의존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대부분 이동통신사의 대리점·판매점을 통해 구매한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등의 가입유형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공시지원금'과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선택약정'을 통해 휴대전화 요금의 25%를 할인하고 있다.

이같은 휴대폰 유통구조를 관할하는 법이 '단통법'이다.

단통법은 소비자가 가입 유형이나 지역, 구입 시점에 따라 보조금을 다르게 받는 '이용자 차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14년 10월 도입됐다. 

당시 하루가 멀다하고 특정 대리점에만 보조금이 살포되는 '대란'이 잇따르자 법으로 신규가입이나 기기변경 등의 가입 유형에 따라 보조금을 다르게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단말기 출고가와 보조금을 공시하도록 했다. 

특히 보조금을 최대 30만원까지만 줄 수 있도록 제한해 휴대폰 구매 부담이 높아진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같은 상한제는 3년 시한으로 도입돼 2017년 일몰됐다.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제도도 도입해 할인율이 초기 12%에서 2015년 4월 20%로 상향됐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7년 지난 9월에는 25%까지 올랐다. 비싼 단말기만 사지 않으면 이동통신 요금만 25% 자동할인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용자 차별을 막겠다는 단통법의 취지와 달리 소비자들은 단통법에 대해 '전국민 호갱법'이라며 반발했다. 

또 막상 이동통신사들도 가입자 유치를 위해 단통법을 위반하며 소위 '성지'라 불리는 일부 유통점과 소비자들에게만 불법보조금을 지급해 과징금을 부과받는 일이 반복됐다. 

이처럼 단통법이 도입 취지도 지키지 못한 채 부작용만 부각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부에서는 지난 2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통위)와 이동통신업계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를 만들고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2020.03.12. /뉴스1 © News1 김정현 기자

◇코로나發 유통시장 지각변동…이동통신사 유통·판매 구조 약화

국내 휴대폰 시장 유통 상황도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구매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자급제 채널을 통해 판매된 스마트폰 비율이 11.8%에 달할 전망이다. 10명중 1명은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휴대폰을 구매한다는 뜻으로 이통사 유통망으로 고착화된 유통구조가 깨지고 있다는 신호다. 

자급제란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휴대전화 공기계를 구입한 후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자급제 비율이 10%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2년 자급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25% 요금할인 제도가 생기면서 굳이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통신비의 25%를 절감할 수 있어 자급제 단말에 대한 수요가 과거보다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유통' 채널이 급부상한 것도 변수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중저가 시장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가 위축되면서 고가 정책을 내세우던 제조사들까지 중저가 스마트폰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변화다.  

실제로 올해에만 △삼성전자의 '갤럭시A 시리즈'(A21·A31·A51·퀀텀) △애플 '아이폰SE' △LG '벨벳' 등 '가격대성능비'를 내세운 중저가 스마트폰이 다양하게 출시되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들은 이전까지는 100만원대의 휴대폰을 비교적 싸게 구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의 지원금을 끼고 구매했다. 그러나 기기값이 30~70만원대로 줄어들면서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을 받는 대신 자급제로 구매하고 비싼 5세대(5G) 요금제를 25% 할인받거나, 알뜰폰을 통해 개통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10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단통법 개정안 논의 내용을 발표했다. 2020.07.10. /뉴스1 © 뉴스1 김승준 기자

◇단통법, 폐지 보다는 '개선' 쪽으로…"완전자급제는 부작용 있어"

지난 10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단통법 개정안 논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염수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이 밝힌 협의회에서 논의된 단통법 개선방안은 △가입유형(번호이동·기기변경 등)에 따른 공시지원금 합리적 차등 허용 △추가지원금 한도상향 △공시유지의무기간 단축(기존 7일→변경 3~4일) △공시요일 지정 △위약금 제도 개선 등이다.

일각에서는 이동통신 서비스와 스마트폰 판매를 완전히 분리하는 '완전제급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완전자급제의 경우 기존 유통·판매점 종사자들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위원장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완전자급제 도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단말기 완전 자급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이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며 "수만에 달하는 유통점을 볼 때 쉽게 선택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추세에다 온라인 이용이 생활화된 젊은 세대들이 늘면서 쿠팡, 11번가는 물론 이통3사도 온라인몰을 통해 비대면 수요잡기에 나서고 있는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