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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성의 뉴스1픽]5G 지각생 삼성 '6G 우등생' 되길 응원하는 이유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7-28 06:39 송고 | 2020-07-28 09:35 최종수정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삼성 때문에 속이 터집니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려면 기지국 장비 선정부터 해야 망을 구축할 텐데, 솔직히 장비사들 성능테스트(BMT)를 해 보면 삼성의 기술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미진합니다. 빨리 삼성이 개발을 완료했으면 좋겠어요."

2018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준비하며 바쁜 초시계를 가동시키던 한 통신사 임원이 기자에게 했던 말입니다. 삼성전자의 5G 기지국 장비 개발이 늦어져 장비업체 선정에 차질을 빚는다며 곤혹스러움을 토로한 것이죠. 

그런데 5G 지각생이었던 삼성이 앞으로 10년은 더 지나야 상용화될 6G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대놓고 삼성을 응원해보려고 합니다. 삼성을 응원한다하니 '기레기 돈 받았냐' 이렇게 지적하실 독자님들 댓글부터 걱정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삼성의 6G R&D는 국가 경제와 우리 국민의 편익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간절히 응원합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6G 기술백서를 통해 공개한 5G와 6G의 기술요구사항(출처 삼성 6G 기술백서)© 뉴스1

삼성은 최근 공개한 6G 기술백서를 통해 10년 후인 2030년 6G 상용화를 통해 미래 핵심기술 경쟁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6G는 현존 최고 기술인 5G 대비 속도가 50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통해 증강현실(AR)뿐만 아니라 홀로그램, 원격진료 같은 '초실감형' 서비스와 콘텐츠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 기존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6G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리딩 컴퍼니'가 되겠다는 포부입니다. 

2012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참여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강화를 비롯해 6G 선행 기술을 연구하는 중입니다. 

사실 삼성은 5G에선 '지각생'이었습니다. 이 글을 보는 삼성분들, 설령 본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당시 통신업계는 모두 삼성 때문에 속터진다고 입을 모은 것은 '팩트'입니다. 

이통사들이 상용화한 5G의 세계 상용표준은 4G 롱텀에볼루션(LTE)과 혼용해 사용하는 혼합규격(NSA) 방식이었고, 이통사들이 이미 구축해놓은 LTE 장비 중 서울과 수도권 등 삼성 장비로 '코어망'을 구축해 놓은 지역이 상당수였기 때문에 이 장비 연동을 위해 삼성의 5G 장비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기지국 장비 개발이 좀 늦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막판 장비선정을 할 때는 경쟁사와 기술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따라잡긴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김영기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018년 7월13일 수원 사업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G 기지국 장비를 공개하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News1

삼성이 5G에서 지각생이 된 이유는 2010년 이후 '와이브로 사업'에서 실패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와이브로는 직교주파수 분할다중접속(OFDMA)과 시분할 송수신(TDD) 기술을 사용하는 통신기술로, 삼성전자와 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함께 개발했죠.

삼성은 국내 KT와 SK텔레콤, 미국의 메트로PCS 등 글로벌 이동통신사들과 와이브로 상용화에 나서는 한편 LTE 장비 사업도 전방위적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전선을 너무 넓힌 탓인지 성과는 부진했습니다. 

5G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던 것도 와이브로 사업 실패로 인해 투자 연계가 원할하지 않았던 탓으로 보입니다. 한때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통신장비 부문을 매각하거나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풍문마저 돌았을 정도니까요.

단 한번의 투자 소홀은 아픈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삼성은 2012년부터 '선제적으로' 5G에 대한 연구개발을 단행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현재 5G 장비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화웨이의 경우 2010년부터 우리 돈으로 6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을 5G에 쏟아부으며 R&D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화웨이는 3000건이 넘는 5G 특허를 바탕으로 전세계 5G 표준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 기준 5G 장비 시장점유율 35.7%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은 같은기간 13.2%로 에릭슨, 노키아에 이어 점유율 4위를 기록하는 중입니다. 

선제적이고 집약적인 투자가 통신 시장의 10년을 좌우한다는 것이 화웨이의 사례로도 명확히 입증됐습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5G 고도화 및 6G 진화 기술 공동 연구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SK텔레콤 제공) 2019.6.18/뉴스1

사실 누가 민간기업에게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당분간은 수익도 전혀 없는 사업에 수십조원의 비용을 들여 투자를 하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요. 정부가 팔을 비튼다고 되는 일일까요? 일각에선 아직 5G도 잘 터지지 않아 이용자들이 속터지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무슨 6G를 벌써 하냐며 '성급하다'고 일갈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삼성은 5G 분야에서 불과 반발짝 늦었지만 화웨이라는 거대한 경쟁자가 출현하면서 '절치부심'을 거듭한 것으로 보입니다. 

통신은 스마트폰 단말기 하나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말기와 신호를 주고받는 '기지국', 그리고 코어망 장비가 통신 서비스의 핵심이고, 이 장비 기술에 따라 4G LTE니 5G니 하는 기술력도 결정되기 때문이죠. 

통신 표준은 상용화되기 10년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6G 통신 R&D를 시작한다면, 일단 어떤 기술을 6G로 정의할 것인가 '개념정의'부터 시작해 구성요소, 스펙, 세부 기술사양 등을 모두 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같은 기술 콘셉트를 확정하고 나면 실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R&D가 진행되고 이후 이를 상용망에 적용할 수 있는 '장비 개발'로 이어집니다. 실제 기술과 장비로 나타나는 것은 기술 개발의 가장 마지막 수순인 셈이죠. 

혼자 개발해서도 안됩니다. 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과 교감하며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른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인데요, 그래야 국제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습니다. 

KT는 삼성전자-퀄컴과 함께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 시티에서 3GPP의 5G 국제 표준인 5G NR 규격 기반으로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KT 제공) 2018.2.20/뉴스1

삼성의 각오도 결연합니다. 삼성의 6G 기술백서를 써낸 최성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은 지난 26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당장의 이익보다 통신업계 전체의 발전이라는 넓은 시각과 다른 회사들과 협력하는 포용력을 가져야 하는 통신 기술의 표준화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만이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며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10년 후를 내다보며,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한 걸음 빨리 구현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6G가 상용화될 시대에는 전 세계에서 5000억개의 기기와 사물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이른바 '만물인터넷(IoE)'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가전제품부터 시작해서 차량, 드론, 디스플레이, 센서, 공장 장비까지 일상생활과 산업계가 밀접하게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단순 통신기술이 아니라 미래 기술의 '근원'이 될 6G 기술 혁명을 수십조원의 자본을 들여 미리 연구한다면 국민의 삶과 일자리도 한층 윤택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게 됩니다. 

삼성의 6G 개발 성공을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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