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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NYT 홍콩서 서울로, 글로벌 기업 한국으로 몰려오나…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0-07-15 20:03 송고 | 2020-07-16 06:10 최종수정
뉴욕타임스 뉴욕본사 건물 로고<자료사진> © AFP=뉴스1
뉴욕타임스 뉴욕본사 건물 로고<자료사진> © AFP=뉴스1

미국은 물론 세계 최고의 언론사라고 평가받는 뉴욕타임스(NYT)가 아시아 본부를 서울로 옮긴다.

NYT는 세계 언론인들이 가장 선망하는 언론사 중 하나다. NYT 기자들은 반드시 "I am not a reporter but NYT reporter(나는 그냥 기자가 아니라 NYT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베트남 전쟁 당시 국익을 무시하고 미군이 고엽제를 뿌리는 등 반인륜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폭로해 반전여론을 일으킴으로써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하게 하는 등 항상 진실의 편에 서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최고의 언론사가 됐다.

그 언론사가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서 한국으로 옮기는 것이다. NYT는 14일(현지시간) 사고를 통해 현재 홍콩에 있는 인력의 3분의1을 한국으로 옮긴다고 밝혔다. 나머지 취재, 출판, 광고 인력은 홍콩에 남는다.

뉴욕타임스 홈피 갈무리
뉴욕타임스 홈피 갈무리

한국으로 옮기는 부분이 바로 ‘디지털 뉴스룸’이다. 디지털 뉴스룸은 신문사에서 온라인 편집을 하는 곳이다. 온라인 편집부는 하루에 수백수천 건씩 쏟아지는 뉴스를 편집해 독자들이 편안히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신문사의 책임자를 편집국장이라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편집의 힘은 막강하다. 편집은 기사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편집을 하는 디지털 뉴스룸은 '신문사의 심장'이다.

그 심장이 홍콩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NYT는 현재 세 군데에 디지털 뉴스룸을 두고 있다. 본사가 있는 뉴욕과 영국 런던, 그리고 홍콩이다. 뉴욕에서 업무가 끝나면 런던으로 이어지고 런던에서 업무가 끝나면 홍콩으로 이어져 NYT는 24시간 돌아간다.

NYT가 디지털 뉴스룸을 한국으로 옮기는 것은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홍콩에서 더 이상 언론자유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홍콩 시민들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지난달 24일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홍콩 시민들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그동안 세계적 언론사가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둔 것은 언론자유,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뉴스원인 중국, 외국기업에 대한 개방적 환경 등 때문이었다.

그러나 홍콩이 이제 명실상부하게 중국 땅이 됨에 따라 더 이상 언론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홍콩에는 NYT 외에도 AFP통신과 CNN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가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다.

NYT는 사고를 통해 서울뿐 아니라 일본 도쿄와 태국 방콕, 싱가포르 등 다른 도시도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내부 논의 결과, 한국이 △외국 기업에 친화적인 데다 △언론자유가 보장돼 있고 △아시아 뉴스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한국도 주요 뉴스원이라는 의미)를 차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NYT가 한국행을 선택함에 따라 다른 유수의 언론사도 한국행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아시아 '저널리즘 허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언론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의 간섭을 피해 제3국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중 갈등으로 한국 경제는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지만 뜻하지 않는 틈새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영국은 이날 차세대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를 공식 배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일 영국 하원 정보통신위원회에 참석, '삼성이 영국에 5G 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는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분명히 할 수 있다(Yes we can, definitely)"고 답했다.

미중 갈등이 거시경제로는 한국에 큰 부담이지만 곳곳에서 뜻하지 않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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