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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기강 잡고 '당에 충실' 강조…다시 대외 행보 줄인 북한

김여정 '북미 회담 올해 없어' 담화 이후 내부 결속에 충실
당 창건 75주년 성과 결산 앞두고 대외 메시지 자제할 듯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2020-07-14 11:12 송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한 담화를 발표한 이후 사상무장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발표된 지난 10일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당 정치국 회의 결정 관철에 나서자면서 당 간부들을 채찍질하고, 주민들을 향해서는 당면한 경제난을 충성심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독려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대남, 대미 대응 국면을 지나 민심 이완을 막고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4일 김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삐라)를 문제 삼은 담화를 발표한 이후 20여 일간 대남 비방을 이어오던 북한은 같은 달 24일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 이후 관련 보도를 멈춘 뒤 정면 돌파전에 몰두해왔다.

그러다 한미 양측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나오자 북한 외무성을 중심으로 '북미 대화 거부'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기 시작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라며 대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우리 측의 '중재자' 역할 재추진도 동시에 비난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열린 한-EU(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선 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한 것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이 7일부터 2박3일 간 예정된 것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로 추정됐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 당일인 7일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최 제1부상의 메시지를 반복하는 수준으로 담화를 냈다.  

이어 북한은 김 제1부부장의 10일 담화를 통해 '새로운 셈법이 없는 한 연내 북미 대화는 없다'는 기조를 못 박았다. 비건 부장관이 방한 당시 "미국은 대화 준비가 돼 있다"며 북측에 '권한 있는 협상 대표' 임명을 촉구한 데 대해 '조건'을 밝히며 다시 공을 넘긴 셈이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 대화 선결 조건으로 '적대시(정책) 철회'를 제시했다. 담화에 따르면 대북 적대 행동은 행정부의 '대북제재 행정명령 1년 연장', '북한 인권 실태 해결 주장',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 지정', '테러지원국 지정'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북미 대화 문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이 미국의 대선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기'라고 언급한 것으로 봤을 때,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확정되거나 대선이 완전히 끝난 뒤 새로운 대미 전략을 수립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오는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10일)까지 '정면 돌파전'의 성과 결산을 앞두고 있어, 이때까지는 특별한 대외 행보 없이 내부 결속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경제 성과를 내자고 강조해오다 최근엔 사상 무장을 강조하는 논설, 사설 등을 게재하고 있다.  

신문은 14일에도 1면 논설에서 "황금만능의 사고방식으로써는 우리 인민의 정신세계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는 당에 대한 충실성이 국풍으로 확립된 우리 조국이 어떻게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거창한 대업을 실현하고 사회주의 강국으로 일떠서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면서 충성 분위기를 고조하기도 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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