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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8720원…올해보다 1.5%↑ '역대최저'(종합2보)

외환·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인상률…노동계 퇴장
소상공 위원들도 퇴장…이리저리 찢긴 최저임금위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서영빈 기자 | 2020-07-14 02:54 송고 | 2020-07-14 08:17 최종수정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7.14/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8720원으로 의결됐다. 올해(8590원)보다 130원(1.5%) 오른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악화로 역대 최저 인상률이 결정됐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공익위원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9 대 반대 7 (기권 2)로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대비 인상률 1.5%는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1988년 이래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인상률로만 따지면 역대 3번째로 낮았던 올해의 2.9%는 물론, 금융위기 직후였던 2.75%(2010년 적용), 외환위기 때의 2.7%(1998년 9월~1999년 8월 적용)보다도 낮다.

노동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저임금 노동자 보호'를 내세워 9000~1만원 수준의 최저임금을 주장했지만,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 시 영세기업은 물론 노동자 일자리까지 사라질 것'이라는 이유로 동결 또는 삭감을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공익위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파급을 감안해 보수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실질적으로 공익위원에게 '캐스팅 보트'가 쥐어진 구조다.

◇이리저리 찢긴 최임위…또 어긋난 사회적 대화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근로자위원 5명은 공익위원안을 확인한 이후 항의의 의미로 퇴장했다. 나머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 4명은 이미 심의 참여를 거부한 상태였다.

여기에 그간 최저임금 삭감 또는 동결을 강하게 주장했던 소상공인연합회 사용자위원 2명도 표결에 기권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나섰다.

사용자 진영 내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이번 최저임금 의결은 노동계 불참으로 인한 '반쪽짜리' 비판에 더해, 소상공인 등 사용자 세부 구성원을 포용하지 못한 결론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노사와 시민사회 간 사회적 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익위원들, 1.5% 이상은 '없다' 단언하더라"

한국노총 근로자위원들은 퇴장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선을 다해 협의했지만, 공익위원들이 '1.5% 이상은 없다'고 단언했기에 추후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표결 전까지도 최저임금 인상률로 6.1%(9110원)를 고집하고 있었다. 이 금액은 공익위원들이 이날 심의촉진구간으로 제시한 0.35~6.1%의 최상한선에 해당한다.

이번 최저임금의 '역대 최저 인상률' 결정으로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이날 '최저임금위 존속' 여부까지 거론하며 강한 항의를 표시했다.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위원장은 "최저임금위가 계속 되느냐는 문제까지도 우리는 고민에 빠져있다. 향후 위원회 정체성을 바로잡지 않는 이상 최저임금위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 활동 중단도 선언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한국노총 위원들은 일단 최저임금위 위원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남아있는 기간동안 최저임금위원으로 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자체 요구안으로 올해 대비 25%가량 오른 1만770원을 주장한 바 있다. 이들 역시 이번 역대 최저 인상률에 반발, 한국노총과 공동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최초 1만원 vs 8410원이었는데…유연했던 경영계

노사 위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노동계는 지난 1일 최초 요구안 1만원(16.4% 인상)에서 9일 1차 수정안 9430원(9.8% 인상)을 제출한 이후 이날부터는 계속해서 9110원(6.1% 인상)을 고수했다.

노동자 최저 생계비 월 255만원을 고려했을 때, 최저임금은 1만원이 가장 합당하다는 뿌리깊은 신념 때문이었다.

반대로 이날 경영계는 노동계가 6.1% 인상안을 유지하는 동안 0.35%에서 0.49%, 0.52%(8635원)까지 3차례 수정을 거듭했다.

물론 그럼에도 노사 간 격차는 475원에 달했다.

결국 노동계는 공익위원에게 중재안을 요청했다. 경영계의 삭감안과 동결에 가까운 안을 보느니, 차라리 최종 결정권을 가진 공익위원의 의중을 묻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1.5%라는 인상률을 제시했다. 실망한 노동계는 퇴장했고, 사실상 공익위원 9명만이 찬성한 결과로 2021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은 의결됐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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