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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도 안불러요" 성당 확진 후 첫 주말 고양시 종교시설 ‘차분’

종교행사 적막감마저…소모임·식사자리도 줄어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2020-07-12 16:36 송고
고양시의 한 종교시설 입구에서 교인들이 입장 전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 뉴스1
고양시의 한 종교시설 입구에서 교인들이 입장 전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 뉴스1

“이젠 찬송가도 안 부른다. 옆자리 사람과 대화 나누기도 꺼려진다”

12일 오전 한 교회에서 나오는 70대 노인은 최근 분위기를 이같이 말했다.
교인 7명과 가족 2명 등 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고양시 원당성당 집단 발생 후 첫 주말인 12일 고양지역 대부분의 종교시설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종교행사를 마쳤다.

시 관계자들이 성당과 교회, 사찰들을 부지런히 찾아 다니며 방역수칙 준수를 신신당부한 탓에 시설 관계자들의 안내 속에 자발적인 방역과 거리두기 등이 지켜졌다.

일산서구의 한 교회는 “아침 일찍부터 건물 전체에 대한 소독을 진행했다. 매일 하는 일이지만 오늘은 신자들이 많이 오는 날이어서 특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지난 10일부터 종교시설의 성가대·수련회·식사 등 소모임 자제와 함께 실내에서 경전 낭독이나 통성기도, 찬송가 부르기 등을 금지한 가운데 이를 위반할 경우 집회·집합금지 명령까지 경고한 터여서 이날 각 교회와 성당, 사찰에서는 다른 때와 달리 적막함마저 느낄 정도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고양시 관계자가 한 사찰에 방역지침 준수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 뉴스1

그러나 일부 교회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교회 관계자는 “매년 여름에 진행하던 소모임 행사를 취소해야 할 판인데 이미 사전준비에 사용된 비용을 고스란히 날릴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변 상인들도 울쌍이다. 대형 성당 옆에 위치한 한 식당 업주는 “일요일이면 미사를 마친 신도들이 점심을 먹고 가 코로나19 상황에도 주말 매상이 넉넉했는데 오늘은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 가족끼리의 식사는 상관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원당성당발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 종교계도 스스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불교계는 지역 내 105개 사찰에 비대면 스마트발열감지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발열감지가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해야 한다면 비대면감지기는 손바닥만 대면 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판단, 불교사암연합회(회장 도원스님)가 주관해 추진 중이다.

한편 고양시도 원당성당이 위치한 덕양구 주교동과 성사동 일대 32개 종교시설(교회 23개, 사찰 9개소)에 대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특별 실태점검을 벌이고 손세정제 등을 전달했다.   

또한 종교기관 지도자 523명과 성당 26개소에 대해 ‘개인 및 사회방역’ 지침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문자와 공문을 보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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