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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달려왔는데"…음주운전 차량에 마라토너 3명 참변(종합2보)

울트라마라톤연맹 측, 일정 중지 사고대책본부 마련
50㎞ 마다 체크포인트가 전부…안전대책 논란 일 듯

(이천=뉴스1) 유재규 기자 | 2020-07-09 10:58 송고 | 2020-07-09 11:31 최종수정
사고 당시 모습.(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사고 당시 모습.(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새벽 한적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자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마라토너 3명은 지난 4일간 무려 400㎞를 밤낮으로 달린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로 도착지점까지 단 하루를 남긴 상황에서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020 대한민국 종단 537㎞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한 달리기선수 3명은 9일 오전 3시34분께 경기 이천시 신둔면 수광리의 한 일반도로에서 A씨(30)가 몰던 쏘나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이 대회 주최·주관 기관인 '(사)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측에 따르면 숨진 선수 B씨(65), C씨(61), D씨(59) 등 3명은 예정된 대회일정을 하루 남기고 이같은 변을 당했다.

지난 5일 부산 태종대에서 출발한 B씨 등 3명은 경기 파주 임진각까지 10일 오후께 도착할 예정이었다.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관계자는 "사고지점으로부터 124㎞를 남겨둔 상황이었다"며 "선수들이 휴식을 마치고 한창 달리고 있었을 때 벌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맹 측은 코스 구간별로 '체크포인트'를 설치, 선수들의 안전과 이상상황이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안전차량들이 미리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선수들은 체크포인트 지점에서 샤워 및 식사, 수면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출발하는데 약 50㎞를 달려야 또다른 체크포인트 지점에서 멈춘다.

교통사고가 났을 당시 B씨 등 3명이 '시선 유도봉'을 장착한 채 체크포인트를 지나 약 400m를 달렸을 무렵, 사고가 발생했는데 또다른 대회 관계자들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이 달리기를 시작하고 이때 안전차량들이 다음 체크포인트를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당시에는 도로에 선수들밖에 없었다는 것이 연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은 해당 대회 일정을 중지하고 사고대책본부를 마련했다.

연맹 측 관계자는 "유가족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에 대해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대책본부와 여러가지 수습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0 대한민국 종단 537㎞ 울트라마라톤'은 부산 태종대에서 경기 파주시 임진각까지 달리는 대회로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된다.

대회 특성상 참가자들이 3~5명 소수단위로 뭉쳐 달린다. 올해는 7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 모습.(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사고 현장 모습.(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한편 경기 이천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사죄, 음주운전죄) 위반 혐의로 A씨를 조사 중이다.

B씨 등 3명은 일반도로 편도 2차선 중 2차로를 달리던 과정에서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이상인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로 파악됐다.

A씨는 "(B씨 일행 등을)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차량에 부착된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대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대책 유무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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