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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문제가 없다면 문제가 없는 것인가

(전북=뉴스1) 유승훈 기자 | 2020-07-07 08:00 송고
유승훈 뉴스1 기자 /© 뉴스1

이환주 전북 남원시장의 정치적 행보를 두고 설왕설래 말이 많다.

3선인 탓에 도지사, 국회의원, 전주시장 등 출처와 맥락 없는 각종 출마설이 돌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장(직무대리)직을 덜컥 수락하면서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단체장으로서 남원시의 산적한 현안을 뒤로 한 채 정치인 이환주로서의 길을 닦기 위한 일종의 ‘스텝’을 밟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평도 나오고 있다.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임기가 2년이나 남은 현직 단체장이 특정 정당의 지역 수장 자리에 앉아 행정과 정치를 병행한다는 것.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문제일까. 민주당과 이환주 시장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없다면 문제가 없는 것인가. 벌써부터 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먼저 시정 공백 문제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이 비상 상황이다. 방역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이다. 단체장의 의지, 지휘 강도 등이 방역의 성패를 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안도 산적하다. 우선 남원은 폐교된 서남대 활용 방안으로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사실상 실패를 맛봤고 21대 국회 들어 다시 추진 중에 있다. 앞장서서 매달려야 할 시장은 정치까지 챙기느라 아무래도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다. 이게 시장은 뒤로 빠지고 전북도와 국회의원들만 나서서 노력해야 하는 현안일까. 게다가 대책없이 인구는 매달 감소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의회와의 관계 설정이다. 정당 지역위원장은 시의원들의 목줄을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천과 관련한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민선 7기는 아직도 절반, 2년이나 남아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지방선거는 2년 앞이라는 점이다.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시장에게 어떤 지방의원이 날카로운 견제를 할 수 있을까. 남원시의회의 역할, 집행부를 향한 견제는 그야말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더 확대해 바라보면 이환주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합법적 우군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바로 ‘줄 세우기’다.

아마도 남원시민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문제가 없느냐’는 물음이 아닌 ‘상식적이냐’를 묻고 있을 것이다. 더 정확히는 맡은 바 일을 다 한 뒤 하고 싶은 일은 그 때 하라는 것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친다’는 속담이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 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9125i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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