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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문화다" 달라진 中 분위기에…韓 게임시장 기대감 '쑥'

중국 인민일보 통해 "게임은 제9의 예술" 긍정적 평가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07-12 08:40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게임은 우리의 디지털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온라인 게임은 문화산업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게임을 중국 8대 주요 예술(문학, 회화, 음악, 무용, 조각, 연극, 건축, 영화) 외 '제9의 예술'로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의 공식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지난 5월 사설을 통해 게임에 대해 내린 평가다. 게임을 예술의 한 형태, 문화 요소로 평가하며 게임산업 육성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게임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하반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전면개정을 예고하고 외교부 역시 한·중관계 개선 과제로 '판호'(게임서비스허가권)를 꼽으면서 국내 게임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게임산업 '대박'…자국 게임 키우기 나선 中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올해 1분기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49% 증가한 550억위안(약 9조3698억원)이었다"며 "지난 몇 년간 온라인 게임은 우리 문화산업의 중요한 부분이 됐고 중국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문화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게임사들은 연구개발(R&D), 출시와 배포까지 모든 분야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건전한 게임 개발을 통해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게임이 가진 폭력성과 도박성이 자국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지난 2018년 9개월(3월~12월) 동안 모든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판호는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산업 보호·육성을 위해 게임 유통 전 발급하는 허가권이다.

중국은 자국 게임사에는 '내자판호'를 외국 게임사에는 '외자판호'를 발급하는데, 판호를 받지 못한 게임은 중국에서 아이템 판매 등 유료활동을 펼칠 수 없다. 막혔던 내자판호는 2018년 12월부터, 외자판호는 지난해 4월부터 재개됐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업계에 다시 한 번 우려가 짙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판 셧다운제'인 미성년자의 온라인게임 중독 방지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과 결제액을 제한한다고 밝힌 것.

이 규정에 따라 지난 2월부터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 사이에 온라인게임에 접속할 수 없게 됐다. 평일에는 90분, 휴일에는 3시간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없다. 또 8세~16세 이용자는 현금결제를 월 최대 200위안(약 3만3152원), 16세~18세 이용자는 400위안(약 6만6304원)까지만 쓸 수 있다.

다소 보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자 중국 게임업계는 지난 1월까지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게임산업이 대표적인 비대면 산업으로 떠오르자 중국 정부의 게임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양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2017.3.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2017.3.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판호' 보는 시각 달라진 정부…게임업계 기대감 '쑥'

국내 게임사는 이러한 분위기를 마냥 기뻐할 수 없다. 미국, 일본 게임사와 달리 국내 게임사의 판호는 여전히 막혀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이 심화된 지난 2017년 3월부터 국내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국내 게임사 웹젠이 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전민기적2' 판호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중국 게임사 텐센트가 웹젠 IP를 활용해 내놓은 게임에 대한 내자판호였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텐센트를 통해 우회 진출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에서 '화평정영'(和平精英)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오는 8월12일 모바일 출시를 앞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4년 전인 지난 2016년 말 판호를 받아둔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게임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국내 게임업계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수출길이 막힌 답답한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가 '판호'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연초부터 예고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1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6월 간담회를 열고 올해 업무 추진 현황과 주요 현안보고를 나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간담회에서 지난 2005년부터 이어져 온 게임법 전면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게임업계의 숙원으로 여겨지는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부가 손을 걷어붙인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외교부는 지난달 16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중 관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판호를 언급했다.

여기에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최대 여행기업인 트립닷컴그룹의 '씨트립'이 한국 관광상품 판촉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임·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씨트립이 중국 전역에 한국관광상품을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지난 2017년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단체상품 판매 금지령' 이후 처음이다. 이에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업계 전체에 퍼졌다.

한국관광공사는 "단체여행 상품이 아닌 단품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일 뿐이며 한한령이 아닌 코로나19 이후 여행업계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한 판촉 활동"이라면서 "확대해석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 판촉이 향후 한한령 해제를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한한령이 시작된 지 4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해제돼도 이상하지 않다"면서 "다만 코로나19 발병으로 국경 간 출입국이 자유롭지 않은 현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갑작스럽게 허용할 개연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시 주석의 방한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시 주석의 방한으로 막힌 수출길이 뚫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시 주석의 방한 여부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불투명한 상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내신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방한여부에 대해 "올해 안으로 조속히 이룬다는 양측의 공감대가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양국 상황과 여건을 보며 협의해 나갈 부분"이라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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