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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옥 색깔 바꿔라" 패션어시업계 '갑질' 만연…시급 평균 3989원

청년유니온,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발표…특별 근로감독 요구
"94.43% 근로계약서 안써"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2020-07-06 17:29 송고
청년유니온 패션어시 노동실태조사 결과보고서.. © 뉴스1
청년유니온 패션어시 노동실태조사 결과보고서.. © 뉴스1

청년세대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패션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들(패션어시)이 '열정페이'와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유니온은 6일 패션어시 25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94.43%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4대보험에 모두 가입된 경우는 5.16%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을 계산해보면 3989원에 그쳐 무려 96.61%가 최저임금의 보장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새벽 출퇴근을 하더라도 택시비를 지원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전체 33.3%였고, 별도의 출장비 지원이 없다는 답도 59.2%에 달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막말과 사생활침해 등 '갑질'도 업계 곳곳에 퍼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응답자는 "가방검사를 당해 다음부터 배낭을 절대로 안 들고 다닌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하는지, 속옷 색깔까지 참견하면서 바꾸라고 했다"고 했다.

실장 강아지 수발들기, 쇼핑 기다리기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 사례도 다양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에 특별 근로감독을 요청하는 한편 임금체불 사례를 모아 집단진정을 넣고, 청년유니온 패션어시지부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패션어시로 일하다가 휴직 중인 A씨는 이날 "2020년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구두계약으로, 월급 50만원을 받고 정해진 휴일 없이 부르면 나가서 일하고, 노예처럼 부려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오히려 유명한 가수나 배우팀은 기존 어시가 힘들어서 그만둬도, 유명한 팀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어시들이 많아 사람이 바로 또 구해지기 때문에 대우가 더 나쁜 경우가 많다"며 "실장님들은 '나 때는 말이야, 그냥 다 그렇게 해왔어'라는 말을 하고, 어시들은 '실장님도 나처럼 일했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희망고문을 하며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업계의 잘못된 관행 때문에 가슴 뛰는 '내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패션어시들과 함께 이들이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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