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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는 광주 코로나 확산…"하루하루가 무섭다"

9일간 77명 확진…방판 관련 '금양오피스텔'이 진앙지 추정
초등학생 확진자 첫 발생…사회적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전원 기자, 허단비 기자 | 2020-07-05 17:06 송고
지난 3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교회 앞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해당 교회 신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2020.7.3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지난 3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교회 앞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해당 교회 신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2020.7.3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광주가 잔뜩 얼어붙었다.

사찰과 교회, 병원, 방문판매 관련 업체 등 밀집지역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 데다 N차 감염도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하루하루 무섭다"고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 광주시 9일간 77명 확진자 발생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9일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77명이다. 지난 2월3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총 누적 확진자는 110명이다.

날짜별 발생추이를 보면 6월27일 4명, 28일 4명, 29일 3명에서 30일 12명, 7월1일 22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2일 9명, 3일 6명, 4일 16명, 5일 2명 등 증가 추세다.
감염경로별 환자 수는 금양오피스텔 관련 28명, 광주사랑교회 15명, 일곡중앙교회 14명, 아가페실버센터 7명, 광륵사 관련 6명, 한울요양원 5명, 해외유입 2명 등이다.

연령대별로는 77명 중 60대 이상이 41명으로 53%를 차지하고, 무증상자는 34명에 44%에 달한다.

감염경로별 발생지는 다양하지만 보건당국은 지역별 감염자들이 모두 방문판매 관련 업체가 있는 금양오피스텔 확진자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주여행자와 SKJ병원, 한울요양원, 공익형노인일자리 환자 모두 광주사랑교회로 묶어 방판과 연관된 금양오피스텔 그룹에 포함했다.

지난 6월29일 오후 광주 동구 광륵사 문이 닫혀 있다. 최소 8명(광주 5명, 전남·전북·경기 각 1명)이 지난 23~26일 이 절에 들렀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한편 광주시는 7월13일까지 2주간 이 절을 폐쇄하는 내용의 행정조치를 이날 발표했다. 2020.6.2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지난 6월29일 오후 광주 동구 광륵사 문이 닫혀 있다. 최소 8명(광주 5명, 전남·전북·경기 각 1명)이 지난 23~26일 이 절에 들렀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한편 광주시는 7월13일까지 2주간 이 절을 폐쇄하는 내용의 행정조치를 이날 발표했다. 2020.6.2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최초 감염원은 아직…금양오피스텔과 대전 방판 연관 확인

아직까지 광주 최초 감염원이 누구인지,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주요 그룹별 연관고리는 점차 드러나고 있다.

발생 순서 상으로 보면 광륵사와 연관된 60대 여성인 34번 환자가 시작이다. 34번 환자는 금양오피스텔 관련 확진자인 37번 환자와 접촉했고 이후 모든 감염경로에 방판과 연관된 것을 파악했다.

제주여행 확진자 중 45번 환자, 노인일자리에 참여한 42번 환자는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사랑교회는 금양 관련 확진자인 48번 환자가 이 교회에 방문해 46번 환자와 연결고리가 있다. 46번 환자는 요양보호사로 아가페실버센터와 연관된다.

사랑교회 신도 중 또다른 77번 환자는 한울요양원 직원이고,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한 50번 환자는 SKJ병원에 입원해 전파했다.

일곡중앙교회 최초 감염자인 전북 28번 역시 금양 확진자인 광주 78번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78번과 만나 감염 상태에서 일곡중앙교회 예배에 참석해 전파한 것으로 해석된다.

광주와 외부와의 연관성은 금양오피스텔 관련 환자를 통해 확인된다.

금양은 1001호 사무실을 쓴 43번 환자와 505호 사무실을 임대한 83번 환자가 주요 매개자로 분석된다.

83번 환자는 지난 6월11일 대전 방판 관련 확진자를 만난 정황이 있다. 83번은 1001호 사무실 43번 환자와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환자 순서별로는 광륵사발 34번 환자가 가장 빠르지만 최초 감염원은 방판인 금양오피스텔 관련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다만 금양에서 광륵사로 확산됐다고 하기에는 시간 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30일 오전 광주 동구의 한 오피스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폐쇄돼 있다. 2020.6.3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30일 오전 광주 동구의 한 오피스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폐쇄돼 있다. 2020.6.3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 첫 초등학생 확진자 발생

7월 첫 주말 이틀동안 광주에서는 1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금양오피스텔 관련 3명, 일곡중앙교회 관련 14명, 해외입국 1명 등이다.

일곡중앙교회 신도 14명 중에는 일동 초등학교 3학년 학생 1명도 포함됐다.

광주에서 초등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교육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초등생 환자가 나온 일동초등학교에 대해 19일까지 2주간 원격수업으로 전환토록 했다.

북구 전체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고3 학생을 제외하고 12일까지 등교 중지와 함께 원격수업을 실시토록 했다.

돌봄교실도 일동초는 10일까지 전면 중지하고 북구 지역 학교와 유치원은 제한해 운영키로 했다.

◇ 광주시 고위험시설 추가…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검토

광주시는 유흥업소와PC방 등 13곳에 이어 학원, 종교시설, 밀집도가 높은 지하다중이용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했다.

그동안 학원은 300인 이상 대형학원만 고위험시설로 분류했으나 이날부터 원생 수에 상관없이 모든 학원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사찰과 교회 등 종교시설도 고위험시설에 모두 포함했다.

이들 시설은 15일까지 집합제한 쟁정조치에 따라 시설 운영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운영할 때는 실내 50인 미만, 전원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전자출입명부 작성, 일정 간격유지, 방역소독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시는 노인요양시설 2주간 면회금지에 이어 이날부터 종사자의 타시설 방문과 외부인 접촉도 일체 금지했다. 7일부터는 요양시설 종사자와 입소자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도 마련했다.

시는 이날 코로나19 민관공동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연속 3일 이상 두 자리 수의 지역감염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되면 방역대응체계를 3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광주시·광주시교육청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장 교육감은 북구 전체 유치원·초·중·고등학교에 대해 고3 학생을 제외하고 오는 12일까지 등교중지한다고 밝혔다.왼쪽은 이용섭 광주시장. 2020.7.5 /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광주시·광주시교육청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장 교육감은 북구 전체 유치원·초·중·고등학교에 대해 고3 학생을 제외하고 오는 12일까지 등교중지한다고 밝혔다.왼쪽은 이용섭 광주시장. 2020.7.5 /뉴스1 © News1 한산 기자

◇ 지역감염 확산에 시민들 '불안'…방역지침 준수해야

광주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붐비던 주말 거리는 인적을 찾아보기 어렵고 광주천변과 공원 등 나들이객은 자취를 감췄다. 음식점과 마트, 전통시장 등도 발걸음이 뚝 끊기면서 썰렁하다.

주말을 맞아 결혼식장 등도 축의만 하고 식사는 하지 않는 사회적거리두기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일곡중앙교회 확진자가 14명째 발생한 5일 광주 북구 일곡지구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적막감이 가득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위축됐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씨(41·여)는 "북구에서 계속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제는 대형교회에서까지 확진자가 발생해 불안하다"며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는 것도 걱정인데 주변에 마트나 슈퍼를 이용하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광륵사와 금양오피스텔이 있는 광주 동구지역 주민들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광주 동구 운림동에 사는 김모씨(40)는 "인근 광륵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주변에 나가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며 "여기저기서 매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그냥 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 내남동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씨(21·여)는 "방학인데 불안해서 어디 놀러가지도, 친구들 만나러 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대부분 60~70대 환자가 많아 부모를 걱정하는 자녀들도 많다.

광주 서구에 사는 김모씨(69·여)는 "광주에서 코로나 환자가 계속 나오면서 분가한 아들로부터 매일 안부전화가 온다"며 "자식들도 타지에 갔다오면 출근이 제한돼 광주에 오지 못하다 보니전화로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고 말했다 .

공무원들도 혹시나 모를 감염 우려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주 경찰공무원 김모씨(36)는 "경찰은 물론 공무원들은 초긴장 상태다. 매번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직원들이 확진자 동선과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사무실에서 확진자나 접촉자가 나오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모두의 문 앞까지 와 있다"며 "일주일 이상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상당수가 무증상이며 전파력이 과거에 비해 훨씬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밖을 나서서 만나는 사람 모두가 나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지 않으면 광주공동체의 안전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방역예방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4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7.4/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4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7.4/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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