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일 마치고 한 잔하는 김 부장에 건넨 위로…"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세요"

오상열 개인전 '삶의 순간, 순간들', 7일까지 선화랑서 전시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0-07-04 05:15 송고
오상열 '김부장님.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세요', 91×116.8㎝, Acrylic on canvas, 2018.© 뉴스1 이기림 기자
오상열 '김부장님.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세요', 91×116.8㎝, Acrylic on canvas, 2018.© 뉴스1 이기림 기자

하루 일과를 마치고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을 들이켜는 김 부장, 집앞 슈퍼에서 아이들에게 건넬 아이스크림을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터덜터덜 걸어가는 아버지, 시험에 합격해 옥상에서 만세를 부르는 학생, 스마트폰을 들고 이리저리 걸으며 혼자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평범한 모습들이다. 오상열 작가(41)는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사람의 뒷모습을, 장보고 먹을 걸 사서 집에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내 모습' 같다고 생각했다"며 "기쁨, 슬픔, 외로움, 고독, 소외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꼈는데, 작품을 통해 이를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그림으로 완성됐다. 오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선화랑에서 열리는 오상열 개인전 '삶의 순간, 순간들'에 있는 작품들은 오 작가가 보고 느낀 감정과 고민을 공유하기 위한 것들이다.

오상열 작가의 작품이 선화랑에 전시된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오상열 작가의 작품이 선화랑에 전시된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오상열 작가의 작품 대부분은 회색빛으로 그려진다. 온 세상은 회색빛이 되고, 우리는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남는다. 물론 우리는 회색이 아닌 다른 다양한 색으로 칠해진다. 이를 통해 바쁘고, 어둡고, 우울한 현실에 사는 우리의 모습은 더욱 강조된다.

오상열 작가가 항상 회색빛 현실만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의 최근 작품들 중에는 꽃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파스텔톤으로 그려낸 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도 있다. 현대인의 고충, 고독 등을 표현해낸 오 작가는 우울하지만은 않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아름다운 봄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 작가는 "꽃이 피고 지고,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우리도 기쁨, 슬픔, 고독 등 다양한 감정이 피고 진다"며 "인생사를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열 작가의 작품들이 선화랑에 전시된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오상열 작가의 작품들이 선화랑에 전시된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오 작가의 작품을 볼 때 제목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야호, 합격이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겁니다' 등의 재치있는 문장으로 작품명을 짓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작품에 그려진 여러 감정과 현실이 더욱 잘 살아난다.

오상열 작가는 앞으로도 삶의 어두운 모습과 아름다운 모습 모두를 병행하며 그릴 예정이다. 그 스스로도 양면의 그림을 그리면서 위안을 받고,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에 힘든 것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다"며 "계속해서 이런 작품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lgiri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