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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비지 끓어요 한잔" 음주하며 폭행…시민들, 감독 '인간탈 쓴 악마'

23세 철인 3종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 폭행 가담자 재조사 목소리

(경주=뉴스1) 최창호 기자 | 2020-07-01 22:06 송고 | 2020-07-02 08:27 최종수정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23세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의 사망원인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새벽 부산시청 직장운동부 숙소에서 청소년 국가대표 철인 3종 경기 선수 출신인 최숙현 선수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숙현'이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로부터 상습 구타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폭행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는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감독과 팀닥터가 최 선수를 심하게 폭행하는 소리가 담겨있다.

고 최숙현 선수가 가족에 남긴 메시지. (이용 의원제공)© 뉴스1

감독은 최 선수에게 폭행을 가하던 팀닥터에게 "선생님 한잔 하시고 하시죠 콩비지찌개 끓었습니다"라는 등의 대화가 오가는 등 폭행 과정에서 음주를 한 정황이 담겨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녹취를 들은 경주 시민들은 "팀 닥터와 감독은 사람의 탈을 쓴 악마다. 최 선수가 얼마나 큰 잘 못을 했으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철저한 조사로 폭행에 가담했던 사람(감독, 팀닥터)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 모씨(55)는 "아무리 운동부라는 특성이 있지만 녹취에서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최 선수가 얼마나 고통을 받았을지 짐작이 간다. 감독과 팀 닥터가 같은 팀 선수가 아닌 화풀이 상대를 만난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은 절대로 조용히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최 선수는 지난해까지 경주시청 직장운동부 소속이었고 올해 부산시청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체고 시절부터 월등한 기량으로 직장 운동부 선수들과 연습을 같이 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지만 경주시청 직장 운동부로 들어오면서 악몽같은 순간이 계속된 것이다.

최씨는 올해 초부터 고인이 된 딸과 함께 감독, 팀닥터, 등을 고소하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진정을 넣는 등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고 최숙현 선수의 피해를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엄청 힘들어서 고소했는데 경찰 조사에서 애가 실망을 많이 했다. 때릴 수도 있고, 운동선수가 욕하는 건 다반사라는 식으로 수사했다"며 "지난 4월 스포츠인권센터에 이메일로 진정서를 넣지만 동료들의 증언 거부 등으로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상습 구타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최 선수는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짧은 글을 남긴 채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났다.


choi1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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