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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부터 G7까지 日 '어깃장'…한일 갈등 전선 전면 확대

청와대 "몰염치하다"며 강력 반발…여권 "정치적 이용" 비판
"한일 갈등 당분간 지속…정상회의·도쿄올림픽이 모멘텀"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20-06-30 16:38 송고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일본이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하면서 한국에 '전면전'을 선포한 지 1년이 흘렀다. 올해 초 양국 정상이 대화를 시사하며 접점을 찾아가는 듯했던 한일 갈등은 강제징용부터 수출규제, G7(주요 7개국) 합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까지 그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에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포함하자고 밝힌 직후 미국에 한국의 참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NHK 방송에 출연해 "G7의 틀 자체는 유지하는 게 극히 중요하다"며 "이것이 전체의 콘센서스(합의)가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G7의 확대를 반대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본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도전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WTO 제소 절차를 재개한 상황에서, 한국인 사무총장 배출은 불편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3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양국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일 갈등이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장기적으로도 한일 갈등이 뉴노멀(새로운 설정)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갈등 상황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올라감에 따라 여러 외교적 고지를 선점하려 하자,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처럼 정리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한국 G7 합류 반대 보도 다음날인 28일까지도 "공식 입장이 아닌 보도일 뿐"이라며 차분하게 대응하던 청와대는 29일 '일본은 몰염치하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내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끼쳤느냐. 일제 강점기에도 그렇고, 해방 이후에도 (우리나라가) 고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한테 해를 끼치기 위해 또 나선 것"이라며 "일본의 행동은 몰염치의 극치이자 정말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우리로서는 G7이 주요한 국제협의체인만큼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살려나갈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여권을 중심으로는 아베 총리가 국내 정치를 목적으로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베의 G7 확대 반대는 방역 실패, 연이은 정치 비리 등으로 낮아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 3위 경제 대국의 위치에 맞지 않는 하수 정치"라고 지적했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속 좁은 외교'라며 가세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어렵게 연 한일 우호관계를 거꾸로 돌려놓으면서 훼방을 놓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거듭된 실정으로 수세에 몰린 처지를 만회하기 위해 한국을 이용하지 말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일관계의 핵심 사안인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한일 간에는 외교 국장급 협의를 정례적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 차만 확인하고 있는 수준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최근 논란이 된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 문제 모두 강제징용 문제와 연계돼있는 만큼, 한일 양측이 강제징용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갈등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르면 올해 말로 예상되는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자산 현금화 조치는 사실상 한일관계의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이 미쓰비시(三菱)중공업과 일본제철 등 징용 소송 피고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경우에 대비해 한국 측 자산 압류와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등의 두 자릿수의 보복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교수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일본을 따라잡는 전환기에 있어 갈등은 불가피하다"며 "한일 갈등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한중일 정상회의나, 내년 도쿄올림픽이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minss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