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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차단마스크 약국 판매…'가짜뉴스' 의심 받는 이유

시민들 "사흘 헤맸는데 허탕" 약사들도 "우린 못받았어요"
7월부터 오프라인 판매처 확대…"생산량 늘리는게 더 시급"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박종홍 기자 | 2020-06-30 15:24 송고
5일 오전 서울 종로 약국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0.6.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직장인 조모씨(39)는 30일 비말(침방울) 차단용 마스크 구매를 위해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을 찾았다가 허탕을 쳤다. 조씨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약국에도 풀렸다는 소식에 오늘 포함 사흘 동안 10여곳을 둘러봤는데 한곳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약국에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안 들어온다. 덴탈형 마스크를 가리키며 저걸 구매해 사용하시라'는 말만 되풀이하더라"고 덧붙였다. 덴탈형 마스크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 차단 효과의 3분의 1 수준으로 기능이 떨어진다.

<뉴스1>이 같은 날 찾은 서울 강남구 대형종합병원 인근 약국에서도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없었다. 약사 A씨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약국에 풀리긴 할 텐데 소량 공급이라 우리 약국에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약국의 약사 B씨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공적마스크가 아니기 때문에 약국까지 물량이 안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용 마스크'로 기대를 모았던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안 보인다. 지난 5일 온라인 판매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약국·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도 풀렸지만 품귀는 여전하다.

온라인에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이른바 '1분 마스크'로 통한다. 판매 개시 후 수 분 만에 매진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판매 시작 시간인) 매일 오전 9시 구매를 시도하고 있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다"는 내용의 글이 넘쳐난다.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번호표와 마스크를 맞바꾸고 있다. 2020.6.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오프라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약국의 경우 전국 2만여 곳 중 일부에만 공급돼 비말 차단용 마스크 구매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직장인 정모씨(44)는 "우연히 약국에 들렀다가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1장 구매했었는데 약국에서 나를 향해 '진짜 운 좋으신 분'이라고 할 정도"라고 했다.

판매를 시작한 대형마트를 찾아도 손에 쥐기 어렵다. 지난 24일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처음으로 판매한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는 개점 시각인 오전 10시도 안 돼 고객들이 몰려 번호표를 판매했다. 실제 판매시각은 오후 2시였다.

이마트 성수점은 이날 당시 비말 차단용 마스크 총 2000장을 준비했다. 행운을 잡은 사람은 100명(1인 20장씩 구매 가능)뿐이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건 현장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생산·공급량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월 4주차(지난 21~27일)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량은 181만 장이다. 1일 1000만장 안팎 공급되는 공적마스크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가장 많은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웰킵스는 1일 20만 개를 만들고 판다. 다른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 업체도 하루 생산량이 20만 개가 안 된다.

마스크 생산 업체들이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 건 마진이 높지 않아서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 판매가는 500원안팎인데 반해 공적마스크인 KF94 가격은 1500원이다. KF94를 생산·판매하는 게 더 이득인 셈이다.

여름이 지나면 비말 차단용 마스크 판매가 시들해지고 다시 KF94 구매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한다. 이를 감안하면 업체들도 굳이 비말 차단용 마스크로 생산라인을 바꿀 필요가 없는 셈이다.

다만 다음 달부터 오프라인 판매량이 늘 것으로 예상돼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손에 쥐는 시민들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7월1일부터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와 편의점 CU·세븐일레븐·이마트24 전국점포에서, 이튿날인 2일부터는 앞서 일부 판매를 진행했던 GS25가 전국 점포로 판매처를 확대한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오는 6일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웰킵스도 생산량을 1일 20만 장에서 90만 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수요에 비해 여전히 적은 생산과 공급으로 비말 차단용 마스크 품귀와 대란 현상은 당분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직장인 이지훈씨(40)는 "한여름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불편이 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매일 40~50명씩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정부와 업체도 극복을 위해 좀 더 착용이 용이한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을 확대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약사 C씨도 "약국이 공적마스크 판매처인 게 이미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고객들도 비말 차단용을 많이 찾는다"며 "수요에 맞게 비말 차단용 마스크 판매를 확대하고 추가로 여름용 마스크에 대한 생산과 홍보를 좀 더 활발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여름에도)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있지만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시중에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위해서라도 국민이 불량 마스크를 사서 쓰지 않을 수 있도록 비말 차단용 마스크 등 검증된 마스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코로나19의 감염통로인 비말을 차단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마스크다. KF55(차단율 55%)~KF80(차단율 80%) 수준의 바이러스 차단율을 자랑한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지칭하는 'KF-AD'의 AD(Anti Droplet)는 '미세한 침방울 차단'이라는 뜻이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