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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이 뭐길래"…부산지역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 ‘몸살’

민주당, 당론위반…다수인 연제구의회 의장은 통합당에 넘겨줘
통합당, 일부 의원 민주당과 연대…내부에선 '제명' 목소리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2020-06-30 11:31 송고 | 2020-06-30 15:41 최종수정
29일 오후 부산 사상구의회 앞에서 민주당 소속 구의원과 당원들이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조병길 의장 당선인이 당론을 위반했다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6.29 © 뉴스1 박기범 기자
29일 오후 부산 사상구의회 앞에서 민주당 소속 구의원과 당원들이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조병길 의장 당선인이 당론을 위반했다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6.29 © 뉴스1 박기범 기자

부산지역 기초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를 차지하고서도 의장선거에서 패배하거나 당론 위반자가 속출하면서 당내 리더십 문제에 직면했고, 미래통합당 역시 일부 의원의 개별행동으로 내부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30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과 통합당 부산시당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일부 기초의원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진행하거나 ‘제명’을 논의하는 등 징계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에서는 부산진구, 연제구, 사상구, 동구 등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민주당은 후반기 기초의회 의장단 구성을 앞두고 ‘의원총회’를 거쳐 후보를 선정하도록 당론을 정했다. 의장단 구성을 두고 내부 갈등을 막기 위한 조치인데, 이들 기초의회에서 사실상 당론은 사라진 상태다.

민주당은 부산진구의회는 최진규 의원을, 사상구의회는 정성열 의원을 각각 의원총회를 통해 의장후보로 결정했다. 하지만 장강식(부산진구), 조병길(사상구) 의원이 각각 당론을 어기고 의장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내부 이탈표도 이어지고 있다. 연제구의회는 민주당 6명, 통합당 5명으로 구성됐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이탈표가 나오면서 소수당인 통합당의 최홍찬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동구의회 역시 의총을 통해 의장과 상임위원장 후보를 결정했지만, 당내 결정과 달리 앞서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전근향 의원이 운영총무위원장으로 당선되면서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내 리더십이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전국선거와 달리 부산에서 ‘참패’했는데, 이에 따라 내부에서 이탈조짐이 보이는 것이란 분석마저 나온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서둘러 윤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기수습에 나섰다. 내부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해 ‘제명’ 등 최고수위의 징계 가능성까지 감지된다.

하지만 총선 참패,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퇴에 이어 민심 최전선에 있는 기초의회마저 흔들리면서 지역 민심이 싸늘해지는 모습이다.

통합당 역시 내부 갈등이 심각하다. 민주당과 달리 중앙당 차원의 지침 사항은 없지만, 각 의회 내부 회의를 통해 의장단 후보를 선정해왔다.

남구의회의 경우 민주당과 통합당이 7대7 동률을 이루는데, 의장 선거에서 동률이 나올 경우 △선수 △나이 순으로 의장이 결정된다. 재선 구의원이 최다선인 남구에서 조상진 통합당 의원 나이가 가장 많아 동률을 이루더라도 통합당에서 의장을 가져갈 수 있었다.

이에 내부적으로 조 의원을 의장 후보로 결정했지만, 백석민 의원이 의장 선거에 출마해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 속 의장에 당선됐다. 통합당 내부에서 즉각 반발이 나왔고, 남구갑 당협위원회는 백 의원의 제명을 결정했으며 통합당 부산시당은 윤리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구 역시 통합당이 의장선거를 승리할 수 있었는데도 백 의원이 내부 결정에서 이탈하면서 지역 당협위원회 리더십 문제가 대두됐다.

해운대구는 전반기는 민주당이, 후반기는 통합당이 의장을 맡기로 앞서 암묵적으로 합의했지만 후반기에도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을 하기로 하면서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소수인 통합당은 이를 수용하고 3개의 상임위원장 중 2곳을 가져가기로 했지만, 본회의 당일 민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후보로 등록하면서 통합당 의원들이 반발, 본회의장을 사퇴하며 당일 투표는 파행됐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민심과 가장 가까운 기초의회마저 일보다는 정치에 빠져 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고, 또 다른 시민은 “지난 총선에서 나온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한다”고 이들을 비판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은 “기초의회의 하반기 의장단 선출과정과 결과가 구민들의 뜻에 부합하는 과정으로 보기 힘들다. 향후 2년간 구의회 운영 및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온전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pk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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