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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무조건 주전? 내부 경쟁부터 뚫어…챔피언 전북의 힘

무릴로, 벨트비크 등 외국인 공격수 주로 백업으로 출전
울산 주니오·대구 세징야·포항 일류첸코 등 다른 팀과 비중 달라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06-30 11:12 송고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호화군단'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호화군단'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프로야구나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 다른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프로축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잘 뽑은 외국인 선수 1명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표현은 여전히 참에 가깝다.
예전보다 포지션도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국내 선수들의 결정력 부족을 채워주기 위해 스트라이커 보강에 집중됐으나 이제는 FC서울 오스마르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나 수원삼성의 헨리 같은 중앙 수비수 등 외국인 수비자원을 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도 우선 순위는 여전히 골잡이다. 90분 내내 뛰어도 그리 많은 찬스가 만들어지지 않는 축구 종목의 특성상 주어진 기회를 골로 마무리 짓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성패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아무래도 공격수로 외국인 선수 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확실히 꼬박꼬박 골을 넣어주는 외국인 선수를 지닌 팀의 성적이 좋다. 워낙 착실하게 득점을 뽑아준다고 하여 팬들로부터 '골무원(골+공무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주니오를 보유한 울산 현대, 최근 귀화 의지까지 밝히는 등 한국 사랑이 넘치는 세징야가 에이스로 활약하는 대구FC 등은 효자 외국인과 함께 하고 있다.

둘이 합쳐 10골을 만들어낸 포항의 일류첸코-팔로세비치, 승격팀 부산과 광주의 희망과 같은 호물로와 펠리페 등도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들이다. 각도를 달리해, 믿었던 외국인 공격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팀 전체가 추락한다.
지난해 득점왕 타가트,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던 무고사가 침묵하는 수원 삼성과 인천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세르비아리그 득점왕 출신이라는 페시치와 결별을 선언한 FC서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런 통상적인 흐름과 어긋나는 팀이 있으니 바로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 출신의 장신(196cm) 스트라이커 벨트비크, 브라질 출신의 측면 공격수 무릴로 그리고 이미 K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일본인 미드필더 쿠니모토로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구성했다. 아직까지는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

중국으로 떠난 로페즈의 대체자로 영입한 무릴로는 9라운드까지 모두 8경기에 나섰는데 선발로 출전했다 필드를 빠져나온 것이 3번이고 5번은 벤치에서 시작하다 나중에 투입됐다. 공격포인트는 도움 없이 1골. 벨트비크 역시 마찬가지다. 8경기에 출전했는데 그중 6번이 후반 교체투입이고 2번은 선발로 필드를 밟았다가 벤치로 들어왔다. 역시 포인트는 1골이 전부다.

시즌 초반 부상이 있었던 쿠니모토는 최근 들어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으며 특유의 넓은 시야와 창의적인 패스로 힘을 불어 넣고 있으나 앞서 언급한 이들은 외려 국내 선수들의 백업 역할을 맡고 있다.

이동국과 조규성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벨트비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이동국과 조규성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벨트비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벨트비크는 베테랑 이동국과 신예 조규성과의 전방 공격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무릴로 역시 한교원이나 쿠니모토와의 날개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측면이 아닌 중앙 쪽을 바라봐도 이승기-김보경-손준호 등 국내 선수들이 짱짱하다. 참고로 팀 내 최다득점자는 이동국과 한교원으로 나란히 4골씩 터뜨리고 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리그 우승을 다투는 울산과의 지난 28일 맞대결에서 무릴로와 벨트비크를 모두 벤치에 앉혀놓고 경기를 시작했다. 베스트 전력을 가동해야하는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전북의 현실을 반영하는 유의미한 라인업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만큼 활약상을 보이지 못한 탓도 있으나 그만큼 국내 선수들의 레벨이 다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정 선수에게 기대지 않아도 되는 스쿼드 전체의 단단함, K리그 역사상 단 1번도 없는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현대의 힘이라 설명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선수들로도 이미 다른 팀들을 압도하고 있는 전북이지만 그래도 묵직한 외국인이 없다는 것은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때문에 여름 이적시장 중 그 아쉬움을 채운다는 복안이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 수급이 예년과 달리 여의치 않다는 변수가 있기는 하다. 그래도 전북은 일찌감치 새 외국인 공격수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해왔다"면서 "조만간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발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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