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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저커버그 또 사고쳤다…페북의 'CEO 리스크'

"시 주석의 은혜가 사해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발언도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0-06-30 07:02 송고 | 2020-06-30 08:56 최종수정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이하 페북)이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허덕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인종적 글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들이 페북에 광고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 '보이콧'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페북과 트위터에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해 인종 차별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이들을 '폭도'라 칭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트위터는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경고 문구를 붙이며 제재했지만 페북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트위터가 경고 문구를 붙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 뉴스1
트위터가 경고 문구를 붙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 뉴스1

비판 여론이 커지자 마크 저커버그 페북 CEO는 “정부가 만약 무력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면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았다.
일단 페북 직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페북 간부급 인사들이 격하게 항의했고, 일부 직원들은 사표를 던졌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저커버그가 회사 15년 역사상 가장 격렬한 내부 반발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5일 페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주 내린 결정으로 많은 분이 분노하고 실망했다는 점을 인정하려 한다"며 정책변경을 시사했다. 이어 6일에도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며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자들에게 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까지였다. 더 이상의 조치는 없었다.

그러자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광고로 보복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스타벅스가 페북 광고를 중단키로 하는 등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30일 현재 모두 170여개 글로벌 기업이 페북에 광고를 중지하기로 했다.

페북의 연수익 700억달러(약 84조5000억원)의 상당 부분이 광고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는 페북에 치명적이다.

실제 페북의 주가는 지난 26일 8.3% 폭락해 시가총액 560억달러( 67조원)가 증발했다. 이 여파로 저커버그의 개인 재산도 하루새 72억달러(8조6400억원)가 날아갔다. 

상식과 동떨어진 CEO의 생각이 회사를 하루아침에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것이다. 전형적인 'CEO 리스크'라고 할 수 있겠다.

저커버그의 비상식적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저커버그는 시진핑 주석 집권 2기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의 은혜가 사해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해도 세계 최고의 독재자에게 그의 은혜가 사해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아부한 것은 일반인의 정서와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사고를 하는 그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별문제도 아니었을 터이다.

이용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페북도 없었을 것이다. 페북이 배라면 이용자는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능재주 역능복주'(水能載舟 亦能覆舟)라 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전복시키기도 한다는 뜻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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