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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초유의 투트랙 심의…윤석열 또다시 시험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구성 두고 수사팀과 갈등
두 심의 결과 상관없이 윤 총장엔 부담 가중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이세현 기자 | 2020-06-30 05:20 송고 | 2020-06-30 09:20 최종수정

 © News1 김진환 기자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취재원을 압박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 두 개의 외부위원회가 동시에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소집을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와 채널A 이모 전 기자가 소집을 요청한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이 동시에 진행되게 된 것이다.

세간의 이목이 주목된 사건인데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고 자문단 구성 과정에서 수사팀과 대검 내부의 의견도 갈라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로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윤석열 총장이 최종책임자로서 또다시 부담을 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기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요청, 이철 전 대표 '수사심의위원회' 맞불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29일 이 전 대표가 신청한 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찰시민위원으로 구성된 부의심의위원회(부의위)를 개최하고 사건을 심의위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전 기자의 강압적 취재대상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부의위가 심의위에 안건을 상정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검찰총장은 심의위 소집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심의위는 이르면 7월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이 전 기자 측은 대검찰청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자문단 소집은 사건관계인이 요청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전 기자 측은 '진정'의 형식을 빌렸다.

이후 윤 총장은 '취재의 법적 한계'에 대한 전문적·심층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대검은 이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위원 추천 요청을 했으나 수사팀은 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결국 대검은 29일 수사팀의 위원 추천없이 자문단을 구성했다. 

대검 관계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전문수사자문단을 선정하려고 노력했다"며 "향후 전문수사자문단의 논의 절차에 서울중앙지검에서 원활하게 협조해 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대검 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은 전문수사자문단을 공소제기 등을 심의하는 협의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예규는 비공개로, 변호인에 따르면 전문수사자문단은 '수사 경험과 역량을 갖춘 검사' 또는 '형사사법제도 등의 학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검언유착 의혹이라는 같은 사건을 두고 피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검찰 아닌 외부 전문가 판단을 각각 받게 됐다.

◇"강요죄 성립 안돼" vs "수사 계속해야" 팽팽

의혹 당사자인 이 전 기자는 현직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취재원을 압박했다는 '강요 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기자 측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 해당 의혹 제보자 지모씨를 만나 한 말, 전화통화 내용 등을 보면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관계가 어느 시점부터 성립하는지도 의문이라며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강요미수가 성립된다며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검찰 내부에서도 반응이 갈리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을 찾아가 나눈 대화 녹취파일을 확보한 뒤 한 검사장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이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하는 등 강요미수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대검은 영장 청구는 물론 강요죄 성립 자체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심의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신청인인 이 전 대표와 주임검사 외에도 사건관계인도 의견서를 작성해 현안위원들에게 교부할 수 있다.

또 의견서를 제출한 사건관계인이 현안위원회에서 의견진술을 원하는 경우 주임검사, 신청인과 동일하게 진술기회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심의위 회의에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사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진술을 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윤 총장, 추미애 강공에 이재용 불기소…검언유착 사건까지 부담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을 '폭주기관차'에 비하며 "문민 장관의 지휘를 무력화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도 "검찰총장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이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라고 말하는 등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또 윤 총장이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때부터 공을 들였던 삼성 관련 수사와 관련해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하면서 수세에 몰린데다, 여기에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내부 갈등으로 인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총장의 리더십(지도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심위와 자문단이 기소나 불기소 의견을 내더라도 권고적 효력만 가지기 때문에 검찰이 이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결론이 엇갈려도 마찬가지다. 수사에 대한 최종 지휘는 총장이 하게 된다.

하지만 검언유착 사건에는 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이 주요인물로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수심위와 자문단이 기소 의견을 낼 경우에는 총장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만약 엇갈린 의견을 낼 경우에는 한쪽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최종결정권자인 총장이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