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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삐라] 김정은을 '인간 백정'이라 비하한 대북전단

체제 선전-경제 위상 강조하던 20세기보다 노골적
격앙된 문구에 무분별한 비방만…역효과 우려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20-06-27 12:12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대북전단(삐라)'이 발단이 돼 고조됐던 남북 긴장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로 숨 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며 2년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남북관계 경색의 발단이 된 삐라를 둘러싼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란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북한은 이달 초 삐라 속 김 위원장 비하 내용을 문제 삼으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자신들의 '최고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를 남측이 묵인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표적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측을 향해 제작·살포했다는 삐라에는 김 위원장을 '인간을 살해한 악마', '인간 백정' 등으로 비하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북한이 준비한 삐라에는 담배꽁초 등 오물과 함께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북남합의서까지 다 잡수셨네' 등의 문구가 담겼다.

과거 체제 선전, 경제적 위상 등으로 심리전을 펼쳤던 삐라 전쟁은 21세기 들어 더 노골적으로 바뀐 모습이다.

남북은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 공동선언을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로 약속했지만 같은 기간 민간단체들이 삐라 살포를 주도하면서 내용도 더 노골적으로 변모했다.

실제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2일 밤 경기도 파주시에서 살포했다고 주장한 '6·25 참상의 진실'이란 삐라에는 "어찌 잊으랴 6·25 민족살육자 김정은, 여정, 할애비 김일성 침략자를"이란 내용이 담겼다.

결국 양측 정상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만 담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역효과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21세기 스마트 시기에 1970년에나 있던 삐라를 살포한다는 건 전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무익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삐라 내용을 보면 남한의 우월함을 선전하거나 북한 어려움을 알리고 탈출 루트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불륜 행위를 했느니 이런 식으로 완전히 상대방을 자극해서 총 쏘게 유도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이번 사태로 존엄 모독을 절대 좌시하지 않는다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보여줬다"며 "재발 방지에 방점을 두고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거나 재발 방지가 될 때까지 정부가 책임을 지겠다는 식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