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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영화] 봉준호로 웃고, 코로나19로 울고…희비교차 영화계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0-06-28 07:00 송고
봉준호 감독/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봉준호 감독/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2020년 상반기 영화계는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이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낭보를 전했다. 한국 영화가 보수적 성향의 '로컬 영화제'라 불린 아카데미를 정복하면서 전 세계 영화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 세계 영화 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한국의 영화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봉준호 감독/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봉준호 감독/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한국 넘어 전세계 영화계 역사 바꾼 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은 그의 일곱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영화로는 최초의 기록들을 세웠다.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이후 제77회 골든글로브 등을 비롯한 북미 유수 영화제 및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리고 지난 2월9일(현지시간), 마침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각본상·국제극영화상·감독상·작품상)을 차지했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최초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받는 등 새 역사를 썼다. 또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까지 석권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도 의미가 있다. 아시아 영화로는 최초의 기록이고, 비영어권 영화로는 여섯 번째다.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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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 혼돈의 극장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2~3월 개봉일을 잡았던 신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고, 극장가 침체가 본격화됐다. 당시 개봉을 연기했던 영화들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흑백판',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주연의 '사냥의 시간',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콜', 송지효 김무열 주연의 '침입자', 신혜선 배종옥 주연의 '결백'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영화들은 제작보고회와 방송 홍보 일정들을 모두 소화, 비용도 모두 지출한 상태였지만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해당 영화들보다 더 심각한 사태를 맞이한 것은 작은영화들이었다. 통상적으로 비수기로 꼽히는 2~3월 틈새 시장을 공략해 어렵게 개봉일을 잡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일을 연기하거나, 개봉일을 늦춰도 리스크를 똑같이 안고 가야 한다 판단하고 개봉을 강행하는 작품들도 있었다. 
극장가에 신작들이 부재하면서 지난 3월부터 한국 극장가를 찾은 총 관객수는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3월엔 183만4725명이, 4월엔 97만2576명이, 5월엔 152만2649명이 각각 극장을 찾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전체 관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91.6%(1654만명)이 하락했고,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0%(1422억원) 하락한 124억원을 기록했다. 극장들은 역대 최저치 관객수를 기록하면서 매출 급감으로 인해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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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가 지고, OTT 뜨고

신작들의 개봉이 일제히 연기되고 한창 진행 중이던 촬영도 무기한 중단되는 등 영화 산업은 더욱 냉각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자 지난 3월말부터 CGV와 메가박스 등 주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들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몇몇 지점 영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나름의 돌파구로 인기 영화를 재개봉하는가 하면, 미개봉 신작 기획전까지 준비했지만 활력까진 되찾지 못했다. 

반면 극장 개봉에 구애 받지 않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넷플릭스 및 왓챠 등 콘텐츠가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2'가 화제가 됐고, 넷플릭스를 통한 콘텐츠 공개가 코로나19 사태 속 신작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갑작스럽게 넷플릭스 상영을 선언했던 영화 '사냥의 시간'이 있었다.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를 두고 배급사 리틀빅픽쳐스와 수입사 콘텐츠판다간에 상영금지가처분 소송까지 제기되는 등 이견이 있었지만, 양측이 극적으로 원만하게 갈등을 봉합하면서 넷플릭스 상영이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존 관객들의 OTT 소비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극장가에선 '안방 1열' 시청 패턴이 고착화될까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소리꾼, 사라진 시간 포스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뉴스1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소리꾼, 사라진 시간 포스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뉴스1
◇ 돌아온 한국영화, 여전히 안갯속

6월 국내 극장가는 영화 '침입자'를 시작으로 '결백'과 '사라진 시간' 그리고 '#살아있다' 순으로 잇따라 신작을 선보였다. 그 결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불안감과 점차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개봉한 '결백'은 지난 25일까지 누적관객수 61만명을, '#살아있다'는 개봉 이틀만에 35만을 돌파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나름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당초 7월 중 개봉을 계획했던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의 신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개봉을 8월로 연기했고, 배우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승리호'도 추석 개봉을 기약하면서 여전히 영화 시장이 위축돼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 채, 한국 영화계는 현재 최대 성수기 대목인 여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 '부산행'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이 배우 강동원과 함께 선보이는 영화 '반도'가 오는 7월15일로 개봉을 확정했다. 배우 정우성 곽도원 주연의 '강철비2: 정상회담'도 올 여름 개봉한다. 이로써 개봉이 8월로 연기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반도' 그리고 '강철비2: 정상회담'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한국영화가 상반기 부진을 털어내고 희소식을 전할지 주목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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