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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양도세 늘리고 거래세 인하"…이번주 금융투자과세 발표

25일 경제중대본서 '안건' 논의 전망…'단계적 조정' 검토 유력
전문가 "조세원칙 따라 차익에 과세 맞아…투자손실 이월공제 고민"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2020-06-23 07:05 송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6.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부가 이달 말 주식양도세 부과대상을 사실상 모든 주식 투자자로 확대하는 대신 거래세를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다.

선진화 방안에는 종목당 보유 주식 가치가 10억원을 넘는 경우에 한해 과세했던 양도소득세를 소액 투자자에게도 수익이 발생할 경우 부과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5일 열리는 '제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3월 증권거래세 인하방안을 발표하며 '중장기 주식시장 과세제도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 올 상반기까지 중장기 금융세제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든 상장주식 거래차익에 양도소득세 부과 계획 포함될 듯

기재부 관계자는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이번 주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선진화 방안에는 모든 상장주식 거래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투자자와 달리 회사의 대주주에겐 주식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대주주는 지분율 1%(코스닥은 2%) 이상에 단일종목 주식의 가치가 10억원을 넘을 경우에 해당하며, 이들에게는 최대 33%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대주주 요건은 고소득층 과세강화 차원에서 내년 4월부터는 종목별 주식 보유가치가 3억원 이상인 투자자로 확대된다. 이번 방안에는 이와 함께 3억원 이하 투자자에 단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도세 적용대상이 확대될 경우 '중과' 논란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거래세는 축소하는 방향이 추진된다.

증권거래세는 유가증권을 사고 팔 때 내는 세금으로 1978년 도입됐다. 세율은 0.25%로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양도세와 달리 주식거래에 세금을 물기 때문에 단타 위주로 자주 주식거래를 하는 개인투자자에게는 부담이 된다. 또 주식거래로 손해를 보더라도 상관없이 거래세를 내야 한다는 부분도 폐지를 주장하는 근거로 지적돼 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번 선진화 방안을 통해 0.25%인 증권거래세를 매년 0.05%p(포인트)씩 총 5년에 걸쳐 '제로화'하는 단계적 폐지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대주주의 주식투자 이익에 대해 양도세와 거래세가 모두 적용되는 '이중과세'가 5년간 더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여당과 금융업계에서는 즉각적인 거래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7.23포인트(5.28%) 오른 2138.05를 나타내고 있다. 2020.6.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세수 감소·투자요인 저해 등 우려도

앞서 정부는 2018년 국회가 증권거래세를 0.5%에서 0.1%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당시 경기 침체로 증권업계의 거래세 부담 인하 요구를 여당이 받아들이면서 세제 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정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 수행을 위해 확장적 재정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수조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당시 기재부가 추산한 결과 거래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분은 3조원으로, 당시 증권 거래세 규모가 5조~6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거래세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가 즉각적인 거래세 폐지보다는 단계적인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다만 증권거래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양도세 부과 대상을 확대할 경우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일본의 경우 증권거래세 폐지와 양도세 도입이 이뤄지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으며 대만은 제도 도입 과정에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양도세 부과를 철회한 바 있다.

미국, 일본 시장과 달리 배당이 적어 장기투자에 따른 이점이 적은 국내 주식시장 특성상 양도소득 과세가 외국인 등 투자자의 투자 동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세 폐지로 줄어드는 세수분을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양도세 부과 대상 확대만으로 보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예상정책연구'에 수록된 '소액주주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세수효과 분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소액주주 양도차익에 대해 10%의 양도차익세를 부과할 경우 2010년 기준 1조8000억~2조5000억원, 2017년 기준 1조~1조4000억원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다른 전망에서 2010년 기준 5조9000억원~15조3000억원, 2017년 기준 11조1000억원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것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우리 주식시장에 대한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것은 맞지만 조세 원칙에 따라 주가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투자 손실에 대한 이월 공제를 어떻게 설계할지 세심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rock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