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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악화?…"다문화 가정폭력 도와주세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결혼이주 여성 보호대책 호소
“가정폭력 대비 출동 앱 마련 필요, 예방시스템 필요”

(원주=뉴스1) 박하림 기자 | 2020-06-19 09:54 송고
지난해 9월9일 충남 공주시 한옥마을에서 다문화가정협의회 회원들이 송편을 만든 뒤 카메라를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일본, 캄보디아에서 시집 온 여성 18명이 참여했다. 2019.9.9/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지난해 9월9일 충남 공주시 한옥마을에서 다문화가정협의회 회원들이 송편을 만든 뒤 카메라를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일본, 캄보디아에서 시집 온 여성 18명이 참여했다. 2019.9.9/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너는 왜 이렇게 게으르니” “넌 한국 음식도 못하냐” “애들 교육엔 관심이나 있니”

외국인 결혼이주 여성들이 자주 듣는 오해섞인 핀잔과 구박이다. 자녀양육문제와 배우자 간 성격차이도 갈등의 주된 요인이다.
최근 강원 원주에서 벌어진 일가족 3명 사망사건(뉴스1 6월17일 보도)에서 외국서 결혼이주해 온 여성이 희생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19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따르면 외국인 결혼이주 여성들이 겪는 고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문화적·정서적 차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부는 가정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더구나 의사소통의 문제가 갈등의 근본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온 식구가 한 집안에 모여 있게 돼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받는 상황까지 도래했다.

이주 여성들이 공식적으로 모여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마저 코로나19로 인해 약 4개월 간 휴관을 해 상황은 더욱 암울했다.
이주 여성들 대다수는 이 같은 여러 상황에서 비롯되는 오해들을 대화로 온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한국어 능력까진 갖고 있지 않다. 결국 인내심이 부족한 일부 남성은 대화로 문제를 풀지 못하고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만다.

원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가족 3명 사망사고와 관련, 숨진 아내는 오래 전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이었다. 고생 끝에 경제적으로 살만해질 즈음 이 같은 화를 당해 안타까움을 샀다.

이 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시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를 강사로 초빙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년기 예비 부모교실을 비롯해 한국에서의 정착을 위한 한국어, 한국음식 요리, 컴퓨터, 운전면허 등 실생활에 필요한 교육과 상담을 갖는다.

배우자의 가적폭력 등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땐, 경찰 외사계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협력해 적극 대처한다. 하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탓에 한국으로 이주해 온 상당수 이주 여성들은 친가에 경제적인 원조를 지원하기 위해 웬만한 어려움들은 스스로 삭히는 경향이 짙다. 그러한 생활이 반복되고 한계에 치닫게 되면 가정이 깨지는 경우가 흔하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외국인 결혼 이주 여성들이 가정폭력을 당할 때 버튼 하나만 누르면 출동할 수 있는 앱이나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정치권, 교육계, 행정부등에 수없이 건의를 해봤지만 이야기는 이야기로 끝날 뿐”이라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강화된 매뉴얼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rimro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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