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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락사무소 '폭파' 선택 이유는…남북관계 단절 메시지 극대화

단순 기능 마비 및 무효화 조치 넘어 물리적 폭파 "예상 밖"
'공언한 대로 한다' 및 대남 초강경 메시지 표출 차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20-06-16 16:59 송고
개성공단 전경. (뉴스1 DB) 2020.6.9/뉴스1
개성공단 전경. (뉴스1 DB) 2020.6.9/뉴스1

북한이 16일 개성공단 내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락사무소 개소 21개월 만이며, 지난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공언 이후 나흘 만이다.

북한은 이날 오후 2시 49분에 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통일부 등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해 발표했다.

앞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이 담화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북한이 실제 물리적으로 연락사무소를 철거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연락사무소가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내에 위치해 있으며, 해당 건물이 신축 건물이 아니라 과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이던 건물을 리모델링 해 사용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북한이 실제 철거에 나설 경우 공단 내부가 어수선해지고 해당 건물을 철거해도 북한이 다시 그 공간을 활용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점, 즉 '실익'이 적다는 측면에서 물리적 철거 가능성은 낮게 전망됐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시설을 비교적 잘 관리해 왔다. 이는 향후 가동 재개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랬던 북한이 공단 내에서 물리적 폭발을 일으키며 연락사무소를 해체한 것은 그만큼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를 강조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단 북한은 '공언한 것을 이행한다'라는 메시지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담화에서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 이라며 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언급을 내놓은 바 있다.

백두혈통으로 이번 국면에서 관련 사안을 지휘하는 김 제1부부장의 '결심'은 반드시 관철된다는 것을 북한은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사안의 엄중성 역시 증폭될 수밖에 없다.

또 남북관계의 단절이라는 메시지도 보다 엄중하게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폭파라는 긴장되고 극적인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현재 북한이 취하고 있는 스탠스의 무게감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라는 발언이 나온 것을 이행하는 차원의 성격이 짙다.

개성공단의 철거와도 연계된 조치일 수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첫 담화에서 대북 전단(삐라) 문제를 걸고넘어지며 개성공단의 철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이 실익이 적은 연락사무소의 물리적 폭파를 선택한 것은 개성공단의 유지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관영 매체를 통해 군 총참모부의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번 '폭파'가 이와 연계된 조치일 수도 있다.

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의 해석의 여지가 있으나 개성공단의 경우 과거 서울 진격 및 평양 방위를 위한 북한군 주둔 지대였기 때문이다.

북한이 실제 이번 조치를 개성공단의 철거와 연계한다면 자연스럽게 군대의 재주둔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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