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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통째로 바꿨다… 찬양예배 없애고 '통성기도' 자제

[코로나가 바꾼 대한민국②] '감염 뇌관' 떠오르며 자성 목소리
일상이 된 '온라인 예배'…드라이브 스루 '심방'·개인 큐티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20-06-13 09:05 송고 | 2020-06-14 15:25 최종수정
편집자주 바이러스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실제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대한민국을 휘몰아치며 '구석구석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그 현장에서 새로운 변화와 또다른 희망을 찾는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코로나19 대비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예배당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코로나19 대비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예배당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통성기도, 찬양예배, 새벽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해묵은 교회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전국 곳곳의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개신교계는 온라인 예배를 넘어 서서히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12일) 기준 수도권 개척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는 9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교회는 지하에 있거나 창문을 열 수 없는 밀폐된 장소에 많은 사람이 밀집돼 있었고, 찬송 등 노래 부르기, 식사, 근접 거리 대화를 하면서 장기간 밀접접촉이 이뤄졌다. 아울러 손 세정제나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수칙이 철저히 준수되지 않았다.

교회를 중심으로 수도권 연쇄감염이 일어나자 개신교계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2일 "최근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소규모 모임 발'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산하면서 깊은 우려와 상처를 주고 있다"며 "확산을 막지 못한 작은 모임들은 방역에 온 힘을 다하는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과, 예배회복을 바라는 한국교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고난과 함께해왔던 한국교회 전통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인내와 지혜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규모 교회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이에 동참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성경 공부, 구역 예배, 신도 가정 심방 등에 적용되는 온라인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단순히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것뿐 아니라 교회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 온라인을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대형교회뿐 아니라 중소형 교회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예배를 대폭 줄이고 이색 아이디어로 교회 활동을 하고 있다.

목회자가 유튜버로 변신해 활동하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전화나 문자 심방, 택배, 드라이브스루 방식 심방 기도, 화상 구역예배 등도 새롭게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집단으로 하던 말씀 묵상(큐티·QT) 역시 개인 스스로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우리들교회에선 온라인 쇼핑몰 쿠팡과 큐티를 결합한 '큐팡맨'들이 비대면 심방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큐팡맨이 불신 가정의 문 앞에 선물 박스를 배송하고 기도해주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한국 교회의 특성을 보여주는 '통성기도'도 점점 없어지고 있고, 예배 자체도 줄어들었다. 수요예배, 학생부 예배 등을 줄이고 비말(침방울) 노출 가능성이 큰 찬양예배, 새벽기도 역시 하지 않은 교회가 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A교회 목사 이모씨(55)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예배를 대폭 줄였다. 오프라인으로 주 2회, 온라인으로 1회씩 드리고 있다"며 "소모임, 구역예배 역시 없앴다. 코로나19로 교회 전반의 문화가 새로 바뀔 것으로 본다. 기존 활동이 줄었지만, 오히려 목회자와 성도들이 예배의 소중함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줄어드는 소모임, 예배에 대한 불만이 있는 성도도 있다. 교인 정모씨(62·여)는 "코로나19로 교회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다. 말씀을 듣고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문제가 됐다"며 "믿음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인 김모씨(49)는 "교회 문화가 뿌리채 흔들리는 것 같다. 만남과 교제가 교회를 다니는 이유였는데, 코로나19로 그럴 기회가 아예 없어 믿음에 금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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