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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출입하며 노랫소리 흘러나와" 다단계 '리치웨이' 연쇄감염 '비상'

옹기종기 원탁에 천장엔 만국기…무대로 보이는 연단도
고령자 주로 방문해 확산 우려 커…199명 검사 진행중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2020-06-04 16:46 송고 | 2020-06-04 16:56 최종수정
 4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의 모습. 2020.6.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4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의 모습. 2020.6.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평소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던 건강용품 다단계 판매업체 '리치웨이' 사무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신천지 출입금지' 라는 엄포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쇄감염을 막지는 못했다. 

4일 오후에 찾은 관악구의 한 빌딩, 리치웨이 사무실이 있는 8층은 고요했다. 사무실 철문에는 관악보건소가 내린 일시폐쇄 명령서가 붙었다. 철문에 붙은건 명령서뿐이 아니었다. 업체 관계자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신천지 출입금지'라는 경고문도 함께였다.
경고문에는 '출입과 코로나19 감염원인 제공시 법적책임을 묻겠다"는 문구가 담겼다. 하지만 이 같은 엄포에도 이 곳은 결국 또 하나의 집단감염지가 됐다.

빌딩에서 만난 한 여성은 "평소에는 노랫소리가 들려오던 곳"이라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로 왔다갔다 했다"고 말했다.

리치웨이는 지난달 23일과 30일 판매원 교육과 세미나를 개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미나는 노인들을 모아두고 판매 제품 안내와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철문 뒤 유리문 사이로 본 사무실 내부엔 5~6명이 둘러앉는 원탁 20여개가 놓였고 천장엔 만국기가 붙었다. 사무실 맨 앞엔 한뼘 높이의 연단이 서 있어 레크리에이션 '무대'로 활용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관악구에 위치한  '리치웨이' 사무실의 모습. © 뉴스1 이진호 기자
관악구에 위치한  '리치웨이' 사무실의 모습. © 뉴스1 이진호 기자

리치웨이는 대부분의 방문자들이 60~70대 고령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인들이 지인을 데려오게 하는 구조의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원탁에 옹기종기 모여 신체접촉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노래를 곁들인 레크리에이션에서는 침방울이 튀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형태로만 보면 이태원 클럽 사태처럼 연쇄감염을 낳기 좋은 환경이다.

여기에 노인들은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위험성은 더욱 크다.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지난 2일 양성 판정을 받은 구로구 43번(72세 남성·수궁동 거주) 환자가 최초 환자다. 

이 남성은 사무실에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이 확진자는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방역당국은 감염경로를 확인하는 중이다. 그를 포함해 현재까지 파악된 서울 지역 확진자는 9명이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업체 직원 11명,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 사이 방문한 188명 등 199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단계식 업체인 만큼 방문자들이 문어발식 접촉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중 추가 확진자가 나오게 되면 배우자나 지인 등 고령자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어 우려된다.

4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의 모습. 2020.6.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4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의 모습. 2020.6.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jinho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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