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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난 잡초, 밟아줘야 잘 자라…대선땐 오버, 지금 그러면 미친소"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0-06-04 08:50 송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9대 대선후보 당내 경선 때 존개감을 과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몰아 세우는 등 오버했다며 지금은 철이 들어 까칠했던 과거의 자신이 아니라고 했다. 무수저, 잡초인 자신이 기댈 곳은 국민밖에 없다는 말로 차기 대권 도전여부도 국민의 뜻에 따를 뿐이라고 했다. ©  News1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단을 받아도 국민이 부르지 않는다면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또 19대 대선 민주당 당내경선 때 돋보이기 위해 지나치게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바람에 입은 상처가 컸다며 "이제는 철이 들었으며 덩치큰 소가 됐는데 벼룩처럼 튄다면(오버한다면) 미친소가 되는 것"이라며 수양을 쌓았기에 주변을 불편하게 할 만큼 까칠하고 공격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시기상조이며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제에 뛰어든 것은 유무죄를 가리려는 것이 아니라 '검찰 적폐청산'을 위해서라고 했다.

뜨거운 논쟁거리인 윤미향 민주당 의원 문제에 대해선 "헌신한 공은 인정하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에 따라 잘못한 게 있으며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고 무작정 덮고 갈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 과거 많이 오버했다가 상처 커…덩치 커진 지금 오버하면 미친소, 조금 철들었다 

이 지사는 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17년 대선후보 경선을 통해 철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표현 방식이나 행동에 있어 오버를 많이 했다"며 "집단지성체인 국민을 따라가기만 해도 훌륭한데 그걸 잊고 지난 대선 경선 때 오버하다가 피해가 컸다"고 했다.

그 결과 "참모들도, 저도, 제 가족들도 고생했다. 경험으로는 매우 썼지만 약으로 쓰면 되고 위기는 기회다"며 "(그 일로)많이 마모되고 조금은 철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지사가 된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안 그래도 지켜보는 사람이 많고 덩치가 큰 소가 됐는데도 벼룩처럼 뛰면 미친소가 되는 것"이라고 3년전 이재명이 아니라고 했다.

◇ 대법원 무죄라면…국민이 불러야 나서  

지난해 9월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아 지사직 상실은 물론 5년간 공직선거 출마자격마저 제한될 위기에 처한 이 지사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곧장 대선 준비를 할 것인가에 대해선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부를 때까지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너무 섣부르고 무의미하기에 솔직히 대선 이야기는 아직 하고 싶지 않다"며 "당장 닥친 일도 많고 재판 문제도 걸려 있다"고 해 알 수 없는 미래의 일을 갖고 꿈을 꾸는 것이 자신에겐 일종의 고문처럼 느껴진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 난 흙수저도 없었던 무수저, 밟아줘야 잘 자라는 잡초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 대한 집착, 상대적으로 허약한 당내지지 기반, 국가적 위기때 마다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 모두 자신이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지사는 "제 삶 자체가 잡초 같았으며 공격도 많이 받았지만 잡초는 원래 잘 밟아줘야 잘 자란다"고 했다.

기본소득에 오랫동안 집착하는 이유도 "살아온 환경 때문으로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많았고 (그 것이) 정치 동력이다"며 "흙수저도 못 되는 무(無)수저 출신이다"고 설명했다.

또 "당내 지지기반 확충할 마음을 먹어본 적도 있지만 안 되더라, 가능성도 없다"면서 "후광도, 조직도, 학연·지연도 없는 혈혈단신에 가깝지만 일부나마 인정받은 이유는 제가 맡은 일의 성과 때문으로 주인(국민)에게 인정받아야지 함께 일하는 머슴들(정치인)에게 인정받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한명숙 유무죄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검찰적폐 청산하자는 것

이 지사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동병상련을 느낀다"고 했다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로부터 "이 지사의 정치생명을 끊으려 한 것은 검찰이 아니라 문빠였다"고 공격받은 일에 대해 "솔직히 한 전 총리의 유무죄를 어떻게 알겠는가"며 "검찰권 남용 등 검찰 적폐를 청산하지 못하면서 우리 사회 적폐를 청산한다는 것은 공염불이다는 그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 열성지지자'들에게 잘 보이려 한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에 "국민을 보고 가면 되지, 소수의 정치인 또는 집단에 뭘 연연하겠는가"고 아니라고 잘랐다

◇이명박 박근혜 사면 시기상조…윤미향 논란, 공과사 구분해야· 진실에 따라 처리  

이 지사는 최근 불거져 나오고 있는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요구'에 대해선 "우리 사회에 권한과 책임이 분명해졌으면 좋겠다"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책임에서 예외가 있어선 안 되기에 아직 (사면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미향 의원 논란엔 "공은 공이고 과는 과다"며 "위안부 운동의 역사적 의미나 대의, 거기에 헌신한 공은 인정해주되, 문제될 일까지 덮어줘선 안 된다"고 했다.

따라서 "공적 활동에 의혹이 제기됐으니 분명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실체적 진실에 따라 잘못한 게 있으면 마땅히 책임지는 게 맞다"고 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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