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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천 목사들 '병 치유·은사' 신유집회서 집단감염

회원 45명 소모임 지난달 25~28일 나흘 예배
손 잡고 통성기도…비말·접촉 전파 최적 상황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2020-06-03 16:57 송고 | 2020-06-03 18:43 최종수정
코로나19 집단감염된 인천 미추홀구 소재 교회에서 열린 신유집회 포스터 © 뉴스1 서혜림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된 인천 미추홀구 소재 교회에서 열린 신유집회 포스터 © 뉴스1 서혜림 기자

인천 지역 일부 소형교회 목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연쇄적으로 감염되면서 확진자가 50명대로 급증한 가운데 목사들의 첫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예배는 밀접한 접촉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신유(神癒)집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목사들은 예배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 같은 형식의 밀착 예배에서는 이번과 같은 집단감염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어 소규모 예배를 강제로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신도들에게 감염 가능성이 높은 소규모 밀착 집회를 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고 신유집회는 일부 목사와 신도들의 소규모 모임이라 방역 수칙을 지키며 이뤄지고 있는 정규 예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총 45명의 목사와 선교사 등이 회원인 국제에녹부흥사회는 지난달 25~28일 인천 미추홀구 소재 교회 등에서 신유집회 예배를 열었으며 이곳에서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유집회란 병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모이는 개신교의 집회 형식으로 목회자를 통해 기도방법을 훈련하고 안수를 받게 된다. 치료를 명분으로 모이는 소모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회 집회에 비해 신도끼리 접촉이 높은 편이다. 아울러 교회의 담임 목사가 아닌 목사가 신유집회를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인천 논현동 세나무교회 이진오 목사는 "신유집회는 특성상 큰 소리로 기도나 찬송을 하고, 병든 사람의 치유를 위해 손을 얹거나 만지고, 가까이서 집중적으로 기도하기에 감염의 위험이 더 크다. 코로나19 감염의 확산 이후 여러 교회나 기도원 등 신유집회를 하던 곳들이 집회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때 신유집회를 지속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른 개신교 관계자도 "자기들은 코로나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식을 가진 채 병을 고친다고 모였을 수 있다"며 "당시 모임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목사가 다른 장소에서 일반 신도와 얼마나 접촉했는지 철저히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집회에 참여한 교인은 대부분 신도수가 2~10명 이내인 소형교회 목사들로 목요일마다 등불교회 등지에서 신유집회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는 주로 60~70대의 목사가 많았으며 이들은 신유집회에 참석한 뒤 각자가 속한 교회나 모임으로 다시 돌아가 활동한 것으로 보여 n차 감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해당 부흥사회 관계자는 "우리가 신유집회를 열기는 하는데 해당 예배는 신유집회가 아니었고 마스크도 거의 다 쓰고 거리 조정도 하는 등 방역지침을 지켰다"며 "설교하는 목사만 마스크를 안 썼고 코로나 때문에 말씀 30분 전하고 짧게 기도하고 끝냈는데 감염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1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으며 현재 관련 접촉자들은 모두 자가격리중이라고도 설명했다. 

관계자는 해당 예배가 신유집회가 아니었다고 설명하지만 부흥사회가 해당 날짜에 집회를 홍보한 포스터에는 '신유성회'라는 제목이 적시되어 있어 신유집회의 형식을 갖췄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픈 부위에 직접 손을 얹고 기도하는 신유집회의 특성상 멀리 떨어져서 집회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관계자는 "일반 교회에서 통제 범위에서 벗어난 곳에서 코로나가 발병하고 있다"며 "원어민 성경공부회나 신유집회는 보통 교회에서 열리는 주일예배와는 달리 소모임으로 열리며 담임목사 등 교회의 통제 영역에서 대부분 벗어나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교총 관계자는 "대부분의 교회들은 철저하게 이미 방역을 하고 있으며 주말 예배 도중 감염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며 철저하게 방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모임 같은 경우 대형교회와는 달리 통성기도를 하는데 손을 잡거나 말을 많이 하면 비말(침방울)이 대거 확산될 것"이라며 "마스크를 써도 KF94라는 것이 94%만 방역된다는 것인데 다 막을 수도 없고 신체 접촉 감염, 비말 감염 우려가 많아 최대한 소모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개신교 종교 모임 등에서 5월 이후 7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인천 개척교회발 확진자가 45명에 넘어선 상태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2일 관내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집합제한'조치를 내렸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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