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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6 "불확실한 선택에서 얻은 교훈…큰 차이 만들어"

LPGA 이정은6 에세이 공개 "아직 남은 나의 길"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20-06-02 09:15 송고
2019 롤렉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어워즈에서 신인상 트로피를 수상한 이정은6.  (LPGA 제공) 2019.11.22/뉴스1
2019 롤렉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어워즈에서 신인상 트로피를 수상한 이정은6.  (LPGA 제공) 2019.11.22/뉴스1

2019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 이정은6(24·대방건설)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도전을 선택한 것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LPGA투어는 2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이정은6가 자신의 현재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수필 형식의 글 '아직 남은 나의 길(MY ROAD LESS TRAVELED)'을 게재했다.

이정은6는 "모든 삶에는 전환점이 있고 선택의 갈림길이 있다. 눈 앞에 보이는 넓고 안전하며 쭉 뻗은 길을 택할지, 아니면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좁고 울퉁불퉁하며 굽이친 길을 선택할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라며 "당시에는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비로서 그 여정이 얼마나 큰 차이였는지 깨닫게 된다"고 전했다.

9살의 나이에 골프를 시작한 이정은6는 아버지 이정호씨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었다. 불편한 몸으로도 아버지는 승합차를 운전하고, 장애인 탁구 선수로도 활약하는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해 배우고 적응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이정은6는 "(아버지의) 모습은 내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털어놨다.

12세의 나이때 잠시 골프를 떠나기도 했지만 이정은6는 고향 순천에서 티칭 프로를 꿈꾸며 15세때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그리고 17세에는 서울의 한 골프 아카데미에서 제안을 받았고 인생에서 처음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정은6는 "서울의 유명한 감독님께서 학교와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골프 아카데미 기숙사에 들어오겠냐고 제안했다. 내 첫번째 갈림길이었다"며 "휠체어에 앉아 계신 아버지로부터 멀리 떨어지기 싫었고 걱정이 많았다. 두렵긴 했지만 움직이기로 결심했고 그것이 나의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정은6는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6월 US오픈 우승자 이정은6가 우승트로피 투어에서 트로피를 들고 가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9.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6월 US오픈 우승자 이정은6가 우승트로피 투어에서 트로피를 들고 가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9.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정은6는 자신의 이름 뒤에 숫자 '6'이 붙게 된 것과 프로에서의 활약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19세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6번째로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됐다. 나는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2년차 때 4번 우승했고 상금왕을 기록했다. 그해 US여자오픈에도 출전해 5위에 올랐다. 그때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미국 진출이라는 또 다른 갈림길에 마주한 이정은6는 과감하게 도전을 결정했다.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해 LPGA투어에 진출했고 2019년에는 US여자오픈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정은6는 "한국에 머물면서 KLPGA대회에서 우승하고 익숙한 사람, 문화, 언어 속에서 경기하며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내가 더 일찍 고생스럽고 불확실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LPGA투어에서 뛰거나 US여자오픈 우승, 신인상 등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되돌아봤다.

이정은6는 신인상을 수상하며 영어로 소감을 밝힌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신인 시절 내내 영어 실력 때문에 기자들에게 미안했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내가 원하는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신인상 수상 연설은 3개월 동안 연습했다. 내게는 그 연설을 영어로 해서 청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나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연설을 마친 후 압도될 만큼 큰 박수를 받았다. 눈물나고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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