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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고3 확진자 등교날 자가진단 '이상무'…"선별진료소 강제해야"

접촉자 58명 추가 감염자 가능성 여전…오는 10일까지 긴장
“아프거나 의심증상 나타나면 반드시 3~4일 집에서 쉬어야”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2020-06-02 08:00 송고
31일 2차 등교수업 이후 부산지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부산 금정구 내성고등학교 전경. 이날 내성고 고3 확진자 학생과 접촉한 등교수업에 참가한 재학생,교직원 전체 98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2020.5.3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에서 2차 등교수업에 참여하던 고3 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한 가운데 '의심스런' 유증상이 나타난 학생은 병원 방문이 아니라 선별진료소에서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고3 확진자 A군은 등교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유증상 가운데 하나인 '인후통' 증세를 보였지만 단순 감기로 오인하고 선별진료소가 아닌 일반 병원을 방문했다.

그는 몸의 이상증세로 병원을 다녀왔는데도 3~4일 집에서 쉬지 않았다. 28일은 학교를 하루 쉬었지만 병원에 다녀온지 이틀만인 29일에는 등교했다. A군은 당일 자가진단 항목에서 '증상 없음'으로 보고했다.

A군은 1교시가 지나자 결국 가벼운 인후통과 복통, 설사 증세를 다시 호소했다. 그제야 학교 보건실과 관할 보건소의 선별진료소를 잇따라 방문했고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됐다.

양성 판정을 받았을 때는 이미 같은 반 동급생과 교사, 학원, PC방 등에서 수 많은 인원과 접촉한 뒤였다. 방역당국이 A군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접촉자는 177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58명은 자가격리자, 119명은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A군은 지난 한 달동안 GPS상에서 감염경로를 특정할 만한 행적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 5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동안 전남에 있는 외가를 방문한 이력을 제외하고는 타지역을 방문하거나 여행한 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원 파악이 사실상 미궁에 빠진 셈이다. 

부산은 지난 2주이상 해외 유입자를 제외하고는 지역 내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A군도 기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감염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자 인후염 진단으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면서 통증이 나아지자 등교한 것으로 보인다.

A군이 입시를 앞둔 고3 이라는 점도 등교수업을 더 연기하지 않은 하나의 이유로 추정된다.

1일 부산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에 부산 내성고에서 발생한 고3 확진자로 인해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인원은 같은 반 학생 20명과 교사 2명, 가족과 친구 11명, PC방 접촉자 21명, 학원 접촉자 4명 등 모두 58명이다.

A군이 인후통을 느낀 직후 병원이 아닌 선별진료소를 곧바로 향했거나,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라는 방역지침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면 접촉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교육부와 시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반드시 자가진단을 하도록 방역지침을 정하고 있다. 

부산지역 모든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자가진단 항목 5가지를 살펴보고 체크해야 한다. 

△발열여부 △그외 증상(기침, 호흡곤란, 오한, 두통, 근육통, 인후통, 후각·미각 상실) △해외여행이 다녀온 적이 있는가 △동거가족 가운데 해외여행 다녀온 자가 있는가 △동거가족 가운데 자가격리자가 있는가 등이다. 하나라도 체크할 경우 '등교중지'라는 알림 메시지가 뜬다.

'등교중지' 요청을 받은 학생은 선별진료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전화를 걸어 문의하도록 안내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학생과 교사의 경우 감염의심에 대한 특이사항이 없더라도 코로나19 관련 유증상이 있거나 몸이 불편하면 '문의'보다는 반드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3~4일 쉬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A군처럼 감염 의심 정황을 추정할 단서가 부족한 상태에서 '목이 조금 불편하다'든지 '코막힘' 등 가벼운 증세로 문의하면 검사 대상자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군은 평소에도 민감성 대장증후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등교수업을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유증상이 나타날 경우 선별진료소를 즉시 방문한다는 동의서를 받는 등 추가적인 강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동식 동아대 감염내과 교수는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 의협이 협조해서 학생이나 교사, 교직원 가운데 의심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학교는 많은 인원이 밀집해있는 다중시설이기 때문에 방역수칙도 단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아니라 엄격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학부모 가운데 '우리 아이는 괜찮다'면서 선별진료소에 보내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안다"며 "유증상이 있으면 1339나 선별진료소에 문의할 일이 아니라 곧바로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A군과 밀접접촉해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58명에 대해서도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존재한다. 잠복기를 고려하면 오는 10일까지는 방역당국이 긴장해야 한다.

A군에 대한 감염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면서 추가 전파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있다. 

손현진 부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타 지역에서 오거나 클럽발 등 다른 확진자와 A군 사이에 누군가 놓쳐진 것일 수도 있다"며 "접촉자들은 이미 격리조치가 끝났기 때문에 추가 전파 확률은 낮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또다른 사례가 발생하면 부산도 위기감을 많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는 메르스와 달리 경증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아프면 3~4일 쉬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방역수칙이 최우선으로 지켜져야 한다"며 " 단순 미열이나 인후통으로 병원이나 선별진료소를 찾아도 '증상이 심해지면 선별진료소를 다시 오라'고 하는데 그 사이에 등교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학교에서 학생이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3~4일은 쉬면서 몸상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 부산지역 전체 고등학교 학교장에게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하기 전까지 선택형 교과이동수업을 제한적으로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또 무분별한 온라인 원격수업 전환이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우선 방역당국과 시교육청을 통해 긴밀하게 논의해서 결정하도록 요청했다.




choah45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