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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협업툴' 뜬다…네이버 vs 카카오 또 격돌

라인웍스 '공짜 마케팅'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하반기 도전장
기존 플랫폼 이용자에 연동 혜택 쏟아내며 주도권 경쟁 전망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0-06-08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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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길어지면서 '비대면 업무'를 돕는 '협업툴' 시장이 뜨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를 탄 네이버가 협업툴 '라인웍스'를 무료로 뿌리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양대 포털 기업이 협업툴 시장에서 또 한번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협업툴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정KPMG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로 가속화될 디지털 워크 및 기업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협업툴 시장 규모는 2018년 110억 달러(13조5000억원)에서 올해 120억 달러(14조7000억원), 2023년 136억 달러(16조7000억원)로 5년 동안 연 평균 4.7%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협업툴 시장도 열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비대면 업무 도입에 미온적이었던 우리나라 기업들에 코로나19로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다.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재택근무제를 정식 도입해 직원들은 주 5일 중 하루는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야한다. SK그룹에선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중순부터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1주 출근 후 3주 재택'의 새로운 근무 방식을 실험 중이다.

업계에선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기존 플랫폼 이용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연동 혜택을 쏟아내며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네이버의 자회사 웍스모바일은 '공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라인웍스의 가장 기본 서비스인 '라이트' 상품을 무료로 제공해오고 있는데, 이를 통한 신규 가입 기업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웍스모바일은 이용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증가율만 발표하고 있다. 

지난 29일부턴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에게 5기가바이트(GB) 공용 용량의 '라인웍스프리' 상품을 무기한 무료제공하기로 했다. 스토어 판매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락인(잠금) 효과'와 협업툴 시장 선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국내 협업툴 시장 규모와 업계 순위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기존 네이버 메일, 드라이브, 주소록 서비스와 동일한 사용자 환경(UI)를 제공하고 라인 메신저와 연동이 가능한 데다 공짜 마케팅을 벌인 라인웍스가 전체 30~40%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웍스모바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 기준 올해 1월과 비교해 국내 서비스 사용량은 다자간 영상 통화는 28배, 음성 통화는 25배, PC화면 공유는 15배 이상 급증했다. 

웍스모바일 관계자는 "라인웍스는 기존에 노트북으로 해야했던 스케줄 공유나 메일 전송 등 업무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며 "또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중앙시스템에서 앱을 삭제할 수 있어 보안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자회사 웍스모바일 협업툴 '라인웍스' 화상회의 장면. (제공=웍스모바일) © 뉴스1
네이버의 자회사 웍스모바일 협업툴 '라인웍스' 화상회의 장면. (제공=웍스모바일) © 뉴스1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기업용 종합업무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 카카오워크 출시 때 기업용 카카오클라우드도 함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대 강점은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카카오톡의 사용자 환경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꼽힌다. 카카오톡에서 사용하던 이모티콘을 카카오워크에서 쓰는 식이다. 여기에 회사 조직도와 전자결재, 회사 주요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도화된 검색 기능까지 더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후발주자인 카카오워크도 라인웍스와 마찬가지로 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인 '톡비즈' 등 내부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카카오워크를 무료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가격대도 관심이다. 라인웍스는 서비스 제공 수준에 따라 △라이트(3000원) △베이직(6000원) △프리미엄(1만원)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중 코로나19로 5개월간 무료 제공된 '라이트'는 기존에도 30일 무료 체험이 가능했던 상품이다.

현재 국내 협업툴 시장엔 라인웍스 외에 △잔디(토스랩) △토스트 워크플레이스(NHN) △콜라비(콜라비) △모이고2.0(트위니)이 있다. 해외로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와 글로벌 1위 메신저 기반 협업툴 '슬랙'을 서비스하는 슬랙테크놀로지도 한글판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협업툴의 주 이용자가 중소기업이었다면 최근엔 대기업도 활용성이 떨어지는 자체 메신저보다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플레이어가 많아져야 시장이 더 활짝 열리기 때문에 오히려 카카오워크 출시를 반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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