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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김현종·유명희 본부장님, WTO 사무총장 도전하셔야죠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20-06-01 08:54 송고 | 2020-06-01 21:26 최종수정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정부가 올해 치러질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후보를 낸다고 한다. WTO는 요즘 중국 때리기에 여념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제무역분쟁 조정 기능 무력화로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선거가 WTO 체제의 '붕괴 가속'이냐 '회복 전환'이냐는 갈림길에 섰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WTO 분쟁해결 덕을 보며 국익을 지켜온 터라 WTO 운명을 거머쥔 이번 선거전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고, 사무총장직 도전을 통해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둬야 한다.

일부에선 미국 대 중국으로 대표되는 선진국-개발도상국 간 대립이 첨예한 시점에 이 위기의 조직을 이끌 여력이 되겠느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통상전문가는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며 선출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그 가능성에 대한 근거는 이렇다. 이번 선거 흐름을 유심히 보면 WTO 164개 회원국 중 절대 다수인 120~130개 개도국은 아프리카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할 분위기고, 선진국 진영은 유럽 후보를 내는 데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쪽이 선출되더라도 양쪽 모두 흡족할 수 없는 결과만 나오는 꼴이다. 이렇게 되면 WTO 내 소통의 환풍구는 계속 닫힌 상태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통상전문가들이 이번 선거전에 선출 가능성을 본 대목이 바로 "양쪽 모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중립적인 위치에 한국이 서 있다"라는 것이다. 한국이 낼 유력한 후보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전 통상교섭본부장)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WTO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고 있다. 개도국들 사이에서도 자국에 불리한 WTO 개혁을 추진할 유럽출신 대표보다는 한국출신 사무총장이 대안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중심의 편향된 접근으로는 안정적인 국제무역 환경을 만들어내긴 어려운 구조여서 다자체제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개도국에 전하는 동시에, WTO 개혁도 이뤄내야 한다는 타협적인 대미 공조 메시지를 내는 '양온 전략'을 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수출 상위 6위국으로 전 세계 무역·통상 주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은행 총재까지 배출한 상황에 차기 WTO 사무총장직에 도전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유력 후보인 김현종 차장과 유명희 본부장이 큰 의지를 갖고 도전의지를 불태워줄지가 변수다. 정부 안팎 관계자 등에 따르면 두 후보자는 서로 양보하듯이 상대가 더 나은 적임자라며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물론 속마음은 아닐 수 있다.

약육강식의 국제무역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 초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타성적인 양보는 불필요하다.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줄 준비가 다 됐는데 먼저 나서겠다는 마음으로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한종수 기자 © News1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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