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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의 화신' 황선홍과 설기현이 감독으로 싸우면

경남FC와 대전하나시티즌 30일 오후 K리그2 5라운드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05-29 10:37 송고
승부욕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황선홍 감독(왼쪽)과 설기현 감독이 사령탑으로 처음 맞붙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어지간한 프로 선수들은 '승부욕'이 강하다. 높은 레벨에 올라간 선수들 치고 승부욕 없는 이를 찾기도 어렵다. 상대와의 경쟁을 피하려 하지 않고, 판이 깔리면 대충 겨루는 법이 없으며, 승부가 시작되면 어떻게든 이기려는 의지가 솟구친다.

대중들에게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유명 선수들을 지인들이 소개할 때 "평소에는 마냥 부드러운데 필드 안에만 들어서면 사람이 180도 달라진다"고 표현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딴 사람'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승부욕 때문이다. 황선홍(52)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그런 대표적인 인물이다.

황 감독 스스로 "우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이기면 좋고 지면 너무 화나고, 그런 것들이 그냥 삶 자체"라면서 "성취감이 있고 중독성도 있다. 이것을 스트레스로 여기는 이들은 못하는 일"이라고 승부사로서의 삶을 설명한 바 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현역 시절 난 골 욕심이 대단했다. 박스 안에서는 무조건 내가 슈팅 해야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황)선홍이 형은 더 대단했다"고 할 정도다.

또 다른 승부욕의 화신이 설기현(41) 경남FC 감독이다. 현역 시절 막바지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는 김남일 성남FC 감독은 "훈련장이든 경기장이든 필드만 밟으면 누구보다 진지해진다. 필드 밖에서도 운동에 방해가 되는 일들은 철저하게 금한다"면서 "축구인으로서의 자기관리는 대한민국에서 기현이가 최고"라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설 감독이 지닌 승부욕의 단편이 드러났다.

설기현 감독은 지난 3월 각 종목 은퇴 스타들이 축구팀을 꾸려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 있다. 그때 직접 경기도 함께 했는데 웃자고 만든 프로그램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자신이 속한 팀이 지고 있자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면서 적극적으로 슈팅했고 심지어 프리킥까지 차려고 욕심내는 등 '월드컵 모드'를 선보여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실시간 검색어도 장악했던 설기현 감독이다.

소개한 황선홍과 설기현, 승부욕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들이 사상 처음으로 지도자 맞대결을 펼친다. 앞서 소개한 예능 프로그램에 황선홍 감독도 같이 나왔었는데, 이제 진짜 필드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경남FC와 대전하나시티즌이 30일 오후 6시30분 창원축구센터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0' 5라운드에서 겨룬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또 펼쳐지고 있는 2020시즌 K리그2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들의 격돌이면서 동시에 베테랑 지도자 황선홍과 새내기 사령탑 설기현의 첫 만남으로 많은 관심이 향하고 있다.

팀 분위기는 다소 엇갈린다. 대전은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3승1무 무패를 달리면서 선두에 올라 있다. 지난 3라운드 제주 원정서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3-2로 뒤집은 것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흐름이 좋다. 반면 경남은 더딘 출발이다. 2무승부로 출발한 경남은 3라운드서 안양을 꺾고 첫승을 신고했으나 지난 27일 수원FC 원정서 1-3으로 완패했다. 연승을 이어가야하는 대전과 반전이 필요한 경남의 대결이다.

팀도 팀이지만 역시 '스타 출신' 선후배 지도자의 만남이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 프로팀 지휘봉을 처음 잡은 설기현 감독과 K리그1에서만 통산 162승을 쌓은 황선홍 감독이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다. 

황선홍 감독은 "경남을 동계훈련 때부터 지켜봐 왔다. 아끼는 후배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만큼은 질 생각이 없다"며 의지를 드러냈고 설기현 감독은 "(황 감독님이)동계훈련 때 보셨던 것과는 확 달라졌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무대는 2부리그인데 다가오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K리그1 경기들 이상의 관심이 집중되는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