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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기생충·BTS" 노리는 네이버 웹툰…韓·日 넘어 美 시장 정조준

네이버, 메신저 '라인' 흥행 이어 '웹툰'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韓·日 웹툰시장 삼킨 네이버, 다음 목표는 美…"미국 법인이 사업총괄"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05-29 07:00 송고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 뉴스1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 뉴스1

네이버가 미국을 거점으로 '웹툰' 시장 확장에 본격 나선다.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BTS)을 이을 'K-콘텐츠'로 웹툰에 주목하고 라인과 함께 핵심 글로벌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8일 네이버는 미국 웹툰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재편을 공식화했다. 이미 자리를 잡은 국내 네이버웹툰과 일본 라인디지털프론티어를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로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최대 콘텐츠 시장인 미국을 정조준하겠다는 포부다.

◇'공짜 콘텐츠'에서 '돈 버는 콘텐츠'된 웹툰…1년 새 매출 2배 '쑥'

네이버는 지난 2004년 네이버웹툰을 론칭하고 포털을 통해 웹툰 콘텐츠를 지원했다. 웹툰 소비량 증가와 함께 '공짜 콘텐츠'로 여겨지던 웹툰이 지식재산권(IP) 형태로 진화하며 '돈 버는 콘텐츠'가 되자 네이버는 본격 웹툰 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섰다.

네이버는 2014년 7월 글로벌 웹툰서비스 '라인웹툰'을 론칭하고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웹툰 서비스를 확장했다. 2017년 5월에는 국내 웹툰 사업본부를 물적분할해 네이버웹툰을 자회사로 떼어냈다.
현재 네이버는 네이버웹툰(한국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미국),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일본)를 통해 웹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한국과 일본 웹툰 플랫폼은 사실상 네이버가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 일본 라인망가(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출시한 웹툰 플랫폼)의 누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는 2700만건을 넘어섰다. 라인망가에서는 총 43만개의 작품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날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일본에서 게임을 제외한 애플 iOS 앱 매출 1위가 라인망가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콘텐츠 시장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일본 내에선 여전히 라인망가가 압도적인 서비스다. 특히 43만개의 작품 중 300개가 라인망가 오리지널 작품으로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신규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는 추세다.

웹툰은 네이버 콘텐츠 매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3월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610억2350만원이다. 이는 전년동기(722억96만원)과 비교해 2.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웹툰 신의탑 포스터 (네이버웹툰 제공) © 뉴스1
웹툰 신의탑 포스터 (네이버웹툰 제공) © 뉴스1

◇미국서도 통한 'K-웹툰'…미 법인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한국과 일본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웹툰은 올해 북미와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디즈니와 넷플릭스 등을 통해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데다, 영화 '기생충'과 BTS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북미 이용자는 1000만명으로 특히 미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선호도가 높다. 애플 iOS 엔터테인먼트 앱 부문에서는 '틱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지난 2010년부터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판타지 웹툰 '신의탑'은 국내에서만 45억 누적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웹툰으로, 소년 '밤'이 소녀 '라헬'을 쫓아 탑에 오르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미국·일본 합작 애니메이션판으로 제작돼 지난 4월1일 미국 첫 방송 직후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 내 주간 인기 애니메이션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고, 미국 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오르는 등 높은 화제성과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여기에 올 1분기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콕족'이 늘어나며 네이버의 웹툰 서비스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네이버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웹툰 글로벌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가 62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의 미국판 '창작만화' 게시판 '캔버스' 화면 (미국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네이버웹툰의 미국판 '창작만화' 게시판 '캔버스' 화면 (미국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네이버는 북미 시장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한 창작만화 게시판 '도전만화'를 현지에 맞게 바꾼 '캔버스'가 대표적이다.

나아가 인기 순위 위주로 작품을 배열·노출하는 아시아 지역과 달리 미국에서는 개인맞춤 추천과 다양한 취향 반영을 위한 아마추어 작품 노출을 늘렸다. 또 신규 이용자를 위해 선호 장르와 그림체를 선택하면 개인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온보딩'을 적용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러한 현지화 전략을 발판삼아 북미 콘텐츠 플랫폼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네이버는 이 기세를 몰아 3개국에 흩어진 웹툰 사업을 미국 법인이 총괄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웹툰 IP를 활용한 영상사업 등 사업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태동한 새로운 장르인 '웹툰'의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 미국 시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미국법인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 웹툰 지식재산권(IP)의 활성화 및 글로벌 웹툰 시장 저변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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