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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게놈 '독특한 변이' 있다…국민 1천명 게놈 빅데이터 공개

약 4천만개 다른 염기…'암 조직 특이 변이' 예측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0-05-28 10:32 송고
2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는 한국인 1000명의 게놈(Korea1K)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27일자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2020.05.28/뉴스1
2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는 한국인 1000명의 게놈(Korea1K)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27일자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2020.05.28/뉴스1

한국인 1000여명의 게놈(genome·한 생물종의 거의 완전한 유전정보 총합)을 인간참조표준게놈지도(표준게놈)와 비교해보니 약 4000만개의 변이가 발견됐다. 이중 34.5%는 한국인 집단 내에서 단 한 번만 발견되는 '독특한 변이'로 파악됐다.
2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한국인 1094명의 전장게놈(유전체)과 건강검진 정보를 통합 분석한 '한국인 1000명 게놈(Korea1K)'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7일자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2015년 선언된 '울산 만명게놈사업(Genome Korea in Ulsan)'의 일환이다.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국민게놈사업으로, 2020년까지 1만명의 게놈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번 한국인 1000여명의 게놈 정보를 영국과 미국에서 2003년 완성한 표준게놈과 비교한 결과, 총 3902만5362개의 변이가 발견됐다. 한국인 1000명의 게놈이 표준게놈과 다른 염기 약 4000만개를 가진다는 것으로, 특히 이번에 발견된 변이 중 34.5%는 한국인 중에서도 한 번만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세민 KOGIC 센터장은 "한국인의 개인 특이적 혹은 낮은 빈도의 희귀한 유전변이 기능과 역할을 잘 설명하려면 더 방대한 게놈 빅데이터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Korea1K' 결과, 한국인의 암과 관련이 있는 유전변이인 '암 조직 특이 변이' 예측도에서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공개된 한국인 위암 환자의 암 게놈 데이터와 그 대조군으로 'Korea1K'와 다른 민족의 변이체 데이터(일본인·동아시아인·남아시아인·아메리카인·유럽인·아프리카인·전 세계인)를 사용, 각 집단 내 변이 발생 빈도를 기반으로 '암 조직 특이 체세포 변이(somatic variant)'를 구분하는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영국에서 수행된 세계 최초의 1000명 게놈 사업(The 1000 Genomes Project)과 같은 기존의 타 인족 중심 변이체를 사용했을 때보다 'Korea1K' 데이터를 사용했을 때 암 조직 특이 변이 예측의 정확성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를 분석한 최연송 연구원은 "이것은 'Korea1K'의 실용적 가치도 매우 크다는 것을 뜻한다"며 'Korea1K'가 표준성과 더불어 응용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Korea1K'에는 건강검진 결과 및 유전변이 간 상관관계가 분석(GWAS)된 결과도 담겨있다. 이에 따르면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중성지방, 갑상선 호르몬 수치 등 총 11개 건강검진 항목이 15개의 게놈 영역에서 476개의 유전자 변이와 관련이 있다.

이중 4개 영역은 이번에 새롭게 발견됐고 9개 영역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상관관계가 높은 변이를 알아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제1저자들인 유니스트 생명공학과의 전성원 연구원과 박영준 연구원은 "과거의 GWAS 연구가 한정된 영역에서의 유전변이만 볼 수 있는 반면에 이 연구에선 한국인 게놈 전체를 대량으로 읽어 분석했기 때문에 더 정확한 유전자 연관성을 얻을 수 있었다"며 "미래에는 대부분의 유전자 연구가 전장게놈을 가지고 행해질 듯하다"고 설명했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은 "국가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울산 게놈 빅데이터와 그간의 경험을 다른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 및 기업, 병원, 대학연구자 등에게 공유해 국내 바이오 산업 육성에 주춧돌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금년 내 1만명 게놈 해독 완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인 게놈사업을 오랫동안 수행해온 KOGIC의 박종화 교수는 "한국인 게놈 사업은 2006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시작해 국가참조표준센터·게놈연구재단·숭실대·한의학연구원·카이스트·하버드의대·케임브리지 등 다양한 국가·인족·문화 배경의 사람들이 게놈 기반 공공 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과기정통부와 울산시의 지대한 지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과학연구의 목적에 어울리게 한국 국민과 인류 전체에 활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만명게놈사업은 참여자의 자발적 동의를 바탕으로 수집된 모든 정보를 가명화 및 익명화 절차를 통해 안전하게 관리한다.

이번 연구에선 최소 1페타바이트(1PB)의 저장공간(5MB 노래파일 2억개)이 필요한 1094명의 초대형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Korea1K' 데이터는 국가적으로 공유되고 활용되기 위해 최대한 공개돼 다양한 한국인 게놈 데이터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Korea1K' 변이체 연구의 결과 중 한국인 내 변이 빈도는 'Korea1K' 웹페이지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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