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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디지털뉴딜, 5G 인프라에 달렸는데"…통신3사, '3조' 망투자 막막

'설비투자 계약' 우선진행…실제 공사 진행은 '아직'
1분기 캐팩스 1조 수준, 3개월 내 3조 집행…'쉽지 않네'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6-01 07:00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한국판 뉴딜을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5.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한국판 뉴딜을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5.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주문한 가운데, 핵심인 디지털뉴딜을 실현하는 인프라 역할을 하는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이 난항인 실정이다.

연내 5G 망구축 비용의 60%인 4조원을 조기 집행해 침체된 경기에 마중물을 붓는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재확산되면서 여전히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 많아 망구축 '공사'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5G망 투자를 담당해야할 통신3사가 주력분야인 무선분야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연내 5G 가입자 목표치까지 하향조정하는 상황에서 조단위 투자에 막막해하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발표 당시 통신3사는 연내 5G 가입자 달성 목표를 최대 1700만명에서 최대 1350만명으로 낮췄다.

◇디지털뉴딜 위해 '5G 조기투자' 마중물 필수

문 대통령이 구상한 한국판 뉴딜의 가장 큰 축은 '디지털'이다. 데이터·5G 등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코로나19 시대 각광받고 있는 비대면 산업을 육성해 디지털 선도인력을 양성하는 21세기형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이 '한국판 뉴딜'의 골자다. 

이에 따라 한국판 뉴딜의 첫번째 주요 방향으로 정해진 것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10대 과제로 꼽힌 것이 △5세대(5G) 이동통신망 조기 구축 △5G+ 융복합 사업 촉진 △AI 데이터·인프라 확충 등이다. 

특히 '뉴딜'의 목표가 '일자리 창출'인만큼 5G 망 조기구축은 당장 공사 수요를 일으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기대를 받고 있다. 

5G망은 현재 옥외 전국망을 갖추기는 했으나 전체 '서비스제공범위'(커버리지)에서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5G 기지국은 상용화 이후 1년1개월만인 5월1일 기준으로 전국에 11만5386국이 구축됐으나 LTE기지국 총 수인 87만국의 13% 수준에 그친다. 

통신3사 역시 이용자들의 품질 불만을 잘 알고 있기에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6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해 5G망을 고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정부는 대체로 하반기에 집중되는 설비투자를 상반기로 앞당겨 일자리를 창출하고 침체된 장비, 공사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 조기투자 정책의 의도다. 

 KT 연구원들이 건물 옥상에 설치된 5G 기지국의 각도와 높이를 측정하고 있다. (KT 제공) 2020.3.19/뉴스1
 KT 연구원들이 건물 옥상에 설치된 5G 기지국의 각도와 높이를 측정하고 있다. (KT 제공) 2020.3.19/뉴스1

◇1분기 3사 캐팩스, 16% 수준…'우선계약'방식으로 조기투자


통신3사의 지난 1분기 설비투자 실행률은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 3사의 설비투자 현황을 보면 KT가 4069억원으로 가장 많은 설비투자를 했고 뒤를 이어 LG유플러스가 3746억원, SK텔레콤이 가장 적은 3066억원의 투자비를 집행했다. 

1분기 3사 합산 설비투자비는 총 1조881억원으로 전체 투자계획 대비 16% 수준밖에 집행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행상 설비투자는 하반기, 이중에서도 4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올 1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현장 설비기사까지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한 사례가 적지 않았고,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렸던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직원 보호 차원에서 아예 출근을 금지시켰기 때문에 망구축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 실행해야 하는 설비투자는 총 3조원에 달한다. 5월말인 현 시점을 감안하면 남은 1개월여 시간동안 투자를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통신사 직원들의 재택근무, 순환근무 등이 이어지면서 망구축 '현장'에 좀처럼 활기를 불어넣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한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장비를 발주해 빨리 구축해 달라고 재촉해도, 이를 설치할 '공사업체'에서 일을 받아주지 않고 있어 현재 망 구축이 지연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특히 이용자의 품질불만이 큰 '실내기지국'(인빌딩)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건물 자체가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거나 매우 엄격하게 통제하는 경우가 많아 공사 진행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신3사는 우선 '계약' 중심으로 발주를 한다는 방침이다. 2분기 내 직접 공사에 돌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기지국 장비를 발주하고 공사 계약을 우선 진행해 수요를 일으킨다는 방침. 

계약이 우선 진행되면 일감이 없는 공사업체 입장에서 수주를 담보받을 수 있어 고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물리적으로는 2분기에 예정된 조기구축 투자를 모두 단행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우선 계약'을 진행하는 형태로 조기투자를 진행하려 한다"면서 "통신사 입장에서도 고객을 위해 5G 망 품질을 조속히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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