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7일 18개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오겠다고 하자 미래통합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법제사법위원장직을 둘러싼 두 정당의 갈등이 전체 상임위원장직 배분 문제로 확대되면서 여야의 갈등은 원구성 협상 법정 시한(내달 8일)을 넘겨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당의 의석수는) 절대적 또는 안정적 다수"라며 "절대 과반 정당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갖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13대 국회 이후 지금까지 여야 간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갖는 게 관행화했는데, 12대 국회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다수 지배 국회였다"며 "17대 국회에서 152석이던 열린우리당, 18대 국회에서 153석인 한나라당, 두 번을 빼고는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았다"고도 했다.
통합당이 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 자리를 모두 포기하지 않겠다고 맞서자 통합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인 것으로 보이지만, 압박이 통하지 않을 경우 원구성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특히 이날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18개 전 상임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표결로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갈 수 있는 만큼 '원칙'을 주장하면서 법사위원장직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합당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보고 (국회를) 다 채우라고 하라.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고 말했다.
주 권한대행은 "자기들(민주당이) 30년 야당을 할 때는 자기들 주장 때문에 (전석 상임위원장을) 못 가져온 것 아니냐"며 "입장이 바뀌었다고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도 했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조직위원장 회의 중에도 기자들과 만나 "1990년 3당 합당으로 여당이 215석일 때도 야당과 상임위원장을 나눴다"며 "의석 비율로 상임위원장직을 나누는 과정은 지금의 여당이 강력하게 요구해서 30년 동안 한 것이다. 차라리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고 비판했다.
주 권한대행은 "우리가 152석의 여당일 때 상임위원장직 배분을 88년 이전으로 돌리자고 할 때는 민주당이 얼마나 반대했는가"라며 "내로남불은 안 된다. 힘으로 밀어붙이려면 그렇게 하라. 헌정파괴, 일당독재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협상의 전략'인지, '오만의 발로'인지 알 수 없으나 국민이 21대 국회의 시작을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두르거나 으름장을 놓는 것은 새 국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 원내대변인은 "177석 거대 여당의 인해전술 의회 독주가 아닌, 의회 협치로 국민께 21대 국회의 첫선을 보일 수 있도록 여당 지도부에 재차 당부드린다"며 "싸움판에 소모 말고 협상을 하자"고 말했다.
yos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