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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 이제 그만"…기댈 곳 없는 LCC, 현금확보 '자구책' 사활

제주 1700억 유증, 티웨이 CB 발행 등 유동성 확보
정부 지원서도 배제 가능성↑…국제선 하반기부터 재개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20-05-25 06:31 송고
지난4월23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비행기가 계류돼 있다.2020.4.23/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지난4월23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비행기가 계류돼 있다.2020.4.23/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에 빠진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상증자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가 항공사들을 위한 재정지원 계획을 밝혔지만 지원이 늦어지고 있고 수혜 여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1일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구주주에 신주를 우선 배정한 뒤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형태로 오는 7월 청약을 진행할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657억원의 영업손실, 1014억원의 당기순손실 등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수요 감소 여파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여 적자폭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1022억원은 항공기 유류대금 및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 678억원은 채무 상황에 쓸 예정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21일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 공시하며 자금조달에 나섰다. 산업은행이 이 CB를 매입하고 티웨이항공이 100억원을 받는 방식으로 확보한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산업은행에서 60억원을 단기차입 방식으로 지원받은 데 이어 지난 18일 수출입은행에서 100억원을 빌렸고, 21일에는 산업은행에서 다시 190억원을 추가 차입했다.

신생 항공사 플라이강원도 자금 확보를 위해 165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당초 지난달 1일 예정이었던 주금 납입 계획 등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지연됐으나 투자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곧 마무리될 예정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에어부산은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 한도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대규모 자본 확충이 예상된다.

이밖에 LCC들은 코로나19로 전면 중단된 국제선 운영을 재개해 현금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이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선 예약을 받고 있으며, 다른 항공사들도 해외 방역 상황을 지켜보며 재운항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LCC의 경우 국제선 매출 비중이 70~80% 수준으로 높아 일단 예약금을 받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운항 취소를 염두해두고 환불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펴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정부의 40조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 LCC 배제 가능성이 높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도 이같은 항공사들의 자구 노력을 앞당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LCC 업계에선 해당 기금 지원을 통해 추가 자금지원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 요건에 따르면 총 차입금 5000억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 기업으로 제주항공, 에어부산을 제외한 LCC들이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LCC 대상 3000억원의 금융 지원 역시 실제 집행 절차가 두 달가량 지연된 바 있다. 이마저도 현재 절반 가량인 1400억원 정도만 집행됐다. 정부의 불투명한 지원 속에서 추가 현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유상증자, 국제선 재개를 통한 현금확보 등 자생적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LCC 한 관계자는 "지난 3000억원 지원 역시 항공사 간담회 등 수차례 입장표명 이후에 그나마 절반 가량 집행된 것"이라며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기산안마저 기대할 수 없게 돼 생존을 위한 항공사들의 자구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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