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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다시 '여의도 차르'로 군림할까…기대와 우려 엇갈려

박근혜 비대위 이후 가장 큰 기대 모아…당 장악 수단 없다는 지적도
김 내정자, 일단 수위 조절 모습…압도적 표결로 당분한 순항 예상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20-05-23 11:47 송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제공)2020.5.22/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제공)2020.5.22/뉴스1

미래통합당이 결국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선택했다. 4·15 총선 참패 이후 수렁으로 빠져들던 보수진영은 고강도 당 쇄신 작업을 '여의도 차르'(제정 러시아의 황제)라고 불리는 김 내정자에게 맡겼다.

아직 비대위 임기 연장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등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21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압도적 표심을 얻은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중도성향의 김 내정자를 중심으로 기존 태극기 세력으로 대변하는 '아스팔트 보수'와 결별, 외연 확장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과 당 정체성과 맞지 않은 중도성향으로 통합당이 보수라는 정체성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 내정자는 2012년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이후 가장 강한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의도 차르라는 김 내정자의 별명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로 전권을 휘두르며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를 하며 얻었다.

이에 김 내정자가 2020년 통합당에서 다시 '차르'로 재림하며 지지율 고전 등 부진에 빠진 보수진영을 다시 살려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당장 김 내정자에게 공천권이 없다는 점은 당 쇄신 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김 내정자가 당 장악, 고강도 쇄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당 소속 의원들을 압박할 카드가 필요하지만 이번 통합당 비대위에는 '공천권'과 같은 전가의 보도가 없다. 이에 애초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했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내정자의 향후 행보에 따라 반기를 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재선 당선인은 뉴스1과 통화에서 "왜 김종인 비대위를 해야 하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는 일단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굳혀진 만큼 한동안 지켜본 후 김 내정자의 쇄신 방향 등이 당 정체성과 맞지 않으면 그때 가서 반기를 들어도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김 내정자도 일단 '수위 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만난 후 "최선을 다해 당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특히 앞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주장한 '40대 기수론'에 대해서는 "40대 기수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며 "40대 기수론을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일단 김종인 비대위는 당분간은 순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대위 표결 과정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압도적 표 차이와 당 과반을 차지하는 초·재선(60명) 당선인들의 지지,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를 주장해 온 주 원내대표 등의 힘 실어주기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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