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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플렉스' 덕분? 급식업계도 축산과 수산따라 '냉·온탕'

[급식업계는 지금]③'도산위기' 수산 "1년치 샀는데 못팔아"
축산 "'언택트'로 소비 증가…물량 부족할 정도"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2020-05-23 10:20 송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울산 중구 함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울산 중구 함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지난 20일 80일 만에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개학이 시작되면서 급식업체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업종'에 따라 냉탕과 열탕을 오간다.

수산업체는 등교개학에도 급식 소비량이 예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돼 '울상'이다. 반면 축산업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늘어난 소비량에 등교개학까지 더해지면서 '웃음꽃'이 피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수산업체와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축산업체의 분위기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수산업체 "1년치 미리 확보했는데…급식량 줄어 걱정"

급식량이 크게 줄고 학교 외의 다른 판매처를 찾지 못한 수산업체는 도산 위기에 처했다.

전년 대비 15억원 가량 매출이 줄었다는 이흥한 동해수산 본부장(62)은 "물고기가 나오는 계절이 있어서 12월부터 2월 사이에 1년 치를 미리 사놓아야 한다"며 "3개월가량을 납품하지 못해 보관료에 금융비용까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등교개학을 한다고 해도 급식이 간편식으로 제공되고 격일·격주제로 수업이 진행돼 소비량이 예년만 하지 못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교육부는 고3 이외 다른 학년은 격주나 격일로 등교를 진행하도록 각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다.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은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또 학교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급식을 제공하지 않거나 간편식을 제공할 수도 있다. '격일·격주제' 등으로 급식 소비량이 예년만 하지 않을 걸로 예상돼 수산업체는 등교개학에도 웃을 수 없다.

학교가 아닌 다른 판매처를 찾기도 힘들다. 수산물은 바다, 계곡 등 산지 음식점에서 소비되는 경향이 큰데 사람들이 여행을 자제하면서 음식점들이 판매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수산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푸대접을 받고 있다며 일례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농산물 바우처'를 꼽기도 했다.

서울시는 86만명의 전체 학생 가정에 1인당 10만원의 농식품 바우처를 제공한다. 각 가정은 친환경 쌀 3만원, 식재료 꾸러미 3만원, 농협몰 포인트 4만원으로 구성된 바우처와 친환경 쌀 3만원에 식재료 꾸러미 7만원으로 구성된 바우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이 본부장은 "서울시가 내놓은 '농산물 바우처' 정책에서 농협몰 포인트와 쌀의 비중이 너무 높고 식재료 꾸러미에서 수산물 비중은 낮아 사실상 지원을 거의 못받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19일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 시장에 한우가 진열돼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우 고기 값이 축산 통계 작성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우 1KG 평균 경락 가격은 만 9천 906원으로 지난해보다 13%가량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 속 거리두기 등으로 가정 내 한우 소비가 큰 폭으로 늘었고 해외 소고기 수입 물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0.5.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9일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 시장에 한우가 진열돼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우 고기 값이 축산 통계 작성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우 1KG 평균 경락 가격은 만 9천 906원으로 지난해보다 13%가량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 속 거리두기 등으로 가정 내 한우 소비가 큰 폭으로 늘었고 해외 소고기 수입 물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0.5.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축산업체 "국내 축산물 소비량 늘어…공급 부족할 지경"

코로나19로 외식이 줄면서 마트에서 고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데다 학교 급식까지 재개되면서 축산물은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물 소비는 대략 가정이 70%, 외식이 20%, 급식이 10%를 차지하는데 외식과 급식은 줄었지만 가정 소비가 크게 늘어 전체적으로는 약 8~10%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자 하는 '언택트(비대면)'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김동일 경주축산농협 팀장은 "가정에서 고기를 먹으려는 사람들은 보통 킬로그램(kg) 단위로 사가지만 음식점에서는 300, 400그램(g) 등 한 끼 식사 분량의 그램 단위로 고기를 산다"며 "가정에서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늘어 고기 가격이 명절 때보다 비싸다"고 말했다.

긴급재난지원금까지 지급되면서 가격이 비싼데도 당분간 소비량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싼 소고기를 재난지원금으로 사 먹는 이른바 '소고기 플렉스(돈 자랑을 한다는 의미)'는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김 팀장은 "요즘에는 단순히 삼겹살을 구워 먹는 형태를 넘어 스테이크를 먹거나 밀키트(손질된 식자재와 양념·조리법이 세트로 구성된 상품)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가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고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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