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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다섯번 미뤄지며 급식매출 400억 '증발'…직원 다 내보내

[급식업계는 지금]①납품업체 경영난 심각
봄 특수 기대하던 이동 급식업체도 울상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최현만 기자 | 2020-05-23 10:20 송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울산 중구 함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울산 중구 함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지난 20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80일 만에 등교개학이 시작됐다. 27일에는 고2·중3·초등1~2·유치원생, 다음 달 3일에는 고1·중2·초3~4, 다음 달 8일에는 마지막으로 중1·초5~6이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에 돌입한다.
학생들만큼 급식 납품업체들도 등교 개학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새학기 시작 후 등교 수업이 5번 미뤄지면서 그간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강서구 서울친환경유통센터 학교급식 검품장에서 관계자들이 식자재 운반용 카트를 정리하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강서구 서울친환경유통센터 학교급식 검품장에서 관계자들이 식자재 운반용 카트를 정리하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급식 납품 32년 만에 처음…너무 힘들다"

23일 급식납품업계, 서울친환경유통센터 등에 따르면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는 서울 초중고 980여곳의 올해 3~4월 학교 급식 실적은 '제로(0)'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인 400억여원이 증발한 상태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학교에 급식 납품을 한 지 32년이 됐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우리 같은 업체에 눈길을 주지 않다 보니 너무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지난 2월 말부터 대구 신천지 교회 감염, 이태원 클럽발 지역 사회 감염 등으로 학생들의 감염 우려로 다섯 차례나 등교 개학 날짜가 뒤로 밀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교육부 발표가 등교개학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이뤄졌고 급식납품업체는 그때마다 속앓이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당국에서 정확하게 언제부터 개학한다고 해줬으면 대비를 했겠지만 2주 연장, 또다시 2주 연장 이렇게 되다 보니 아쉬움이 크다"며 "등교개학 상황에 대비해 직원들을 써왔는데 월급으로만 수백만원이 나갔다"고 한숨을 쉬었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자연스레 '휴업'을 하게 됐다. 그는 "이번 주까지는 휴업 상태다. 고3이 개학했지만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한두 사람만 나와서 작업을 해도 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축산농협 관계자는 "아직 고3만 매일 등교를 할 뿐 나머지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나 급식 재개는 명확하지 않다"며 "당장이라도 학생 중에 확진이 뜨면 다시 똑같은 상황이 된다"고 했다.

김치 납품업체 관계자는 "석 달간 일감이 없어 직원들 셋을 내보냈다. 가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학교에만 납품하는 업체들은 줄도산 위기"라고 전했다.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점심 시간을 앞두고 한 직원이 급식실을 소독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점심 시간을 앞두고 한 직원이 급식실을 소독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아예 일이 없다"…봄 특수 노리던 이동 급식업체도 타격

야유회, 체육대회, 동창회 등 3~5월에 몰리는 행사 특수를 기대했던 이동 급식업체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동 급식업체 대표 김모씨(48)는 "아예 일이 없어 손가락만 빨고 있다"며 "체육대회, 야유회 등이 없어지면서 매출도 제로다. 3~6월만 해도 평균 1억~1억5000만원을 벌었는데 일을 할 수가 없다. 직원들도 다 나갔다"며 허탈해했다.

봄철 특수로 1년을 보내는 김씨는 결국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태원 클럽만 안 터졌다면 5월 중순까지 미뤘던 모임이 시작됐을 텐데…"라며 "이태원 클럽발 확진으로 마지막 잡고 있던 실낱같은 희망의 끈도 놨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이동 급식업체는 회사, 식당 등으로로 눈을 옮겼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학생들 없이 교사만 학교에 나오는 상황이라 이동급식 문의가 많아졌다"며 "하지만 여전히 매출은 평년 대비 30~40%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학교 납품보다는 회사로 눈을 돌렸다"며 "학교 급식 납품 입찰에 참여하기보단 회사나 음식점 등으로 납품해 피해를 매꾸고 있다. 그래도 힘든 게 사실"이라고 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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