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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안나는데 왜 대기업은 야구단을 운영할까

사회공헌 측면 커…총수들 야구 사랑도 한몫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2020-05-23 07:10 송고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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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 3억원, -(마이너스)8억6000만원. 한국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삼성라이온즈, SK와이번스가 작년에 낸 순이익과 순손실이다. 이익 규모는 미미하고, 손실이 발생하기까지 했다. 타 구단의 사정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로야구단은 그룹 계열사 중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 대기업은 이익이 나지 않는데도 왜 프로야구단을 운영할까.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사회공헌’이 꼽혔다. 연고지역 팬들과, 야구팬들을 위한다는 사회공헌의 개념이 크다는 것이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올해로 39년째를 맞이했다. 보통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는데 한 세대만큼의 시간을 훌쩍 넘은 것이다.

서울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의 한 관계자는 “구단 매출은 크게 입장권 수익, 굿즈(상품)판매, 계열사 광고수익으로 발생한다고 보면 되는데, 사실 크게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기업은 홍보를 위해 야구단 운영에 적극 나섰지만 수십년이 지난 현재 웬만한 대기업은 이미 홍보는 충분히 됐기 때문에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대기업 야구단은 핵심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창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다”며 “대기업은 이미 야구 말고도 여러 방식을 통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에 현재 야구단 운영은 사회공헌 측면이 더 강하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2017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전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10.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2017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전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10.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기업 총수의 야구 사랑도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대부분 총수들이 직접 야구장을 찾아 관람을 할 정도로 야구사랑이 남다르다.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야구장을 직접 찾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도 모두 다 야구장을 직접 찾아 관람하거나 구단주를 맡고 있을 정도로 야구광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도 수년전 주주총회에서 야구사랑을 직접 언급할 만큼 야구에 애정이 깊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은 자산총액기준 15대 안에 들어가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구단이다.

1위 삼성, 2위 현대자동차, 3위 SK, 4위 LG, 5위 롯데, 7위 한화, 12위 케이티(KT), 15위 두산이 각각 삼성라이온즈, 기아타이거즈, SK와이번스, LG트윈스, 롯데자이언츠, 한화이글스, KT위즈, 두산베어스를 운영 중이다. 나머지 2개팀인 NC다이노스와 키움히어로즈를 운영하는 엔씨소프트와 키움증권은 공정위의 올해 64개 대기업집단에 들지는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두산베어스와 관련해 매각설이 나오고 있지만 프로야구단의 사회공헌적 측면과 총수들의 야구 사랑을 감안해 보면 그렇게 쉽게 매각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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