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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X" "멍청이" 미·중 사상 유래 없는 역대급 막말 전쟁

79년 수교 이후 최악의 관계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20-05-23 07:0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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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과 군사,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까지 벌이면서 '신(新)냉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1979년 수교 이후 최악의 양국 관계에서 설전도 격화되고 있다.

◇ "미친사람·멍청이" 막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방금 중국의 어떤 미친사람(wacko)이 수십만명을 죽인 바이러스를 두고 중국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비난했다"면서 "제발 이 멍청이(dope)에게 지금 전 세계에서 감염병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의 무능 때문이라는 걸 설명해 주라"며 중국 책임론을 이어갔다.
일국의 최고 지도자가 했다고 보기 힘든 표현까지 쓴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궈웨이민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변인이 반응에 나선 뒤 나온 것이다. 미중 간에 물고물리며 설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0일 국무부 브리핑에서 "중국은 1949년 이래 악랄한(brutal) 독재 정권·공산주의 정권에 의해 통치돼왔다"며 중국의 감염병 대응이 정권의 실체를 보여준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하자 궈웨이민 중국 정협 대변인은 이를 맞받아쳤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궈 대변인은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일부 정치인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며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기 위해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용했다고 비판한 사람들은 편협하고 완전히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책임론 발언과 관련해 질문을 받자 “미국은 중국의 방역 노력을 헐뜯고, 자신의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회의에서 "팬데믹은 중국과 다른 나라들로부터 공급 체인을 (미국으로) 돌려놓는 일, 그리고 경제적 독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라고 중국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 "인류공동 대응 해치는 美국무" = 코로나19를 둘러싼 미중 간 설전은 지난달부터 본격화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달 27일 사설에서 코로나19 관련 중국 책임론을 주도한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고개를 들어 사실을 직시하고, 입을 닫고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에서 사방에 '정치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다닌다"며 "편견을 조장하고, 불난 집에 부채질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공동 대응을 해치고 있다"고 힐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 뉴스1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 뉴스1

이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그들이 가진 정보를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엄청난 고통을 초래했다. 수많은 목숨을 잃었고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경제에 커다란 어려움이 닥쳤다"며 "나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으로부터 그들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 11월 대선과 코로나19 사태 =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 상황에서 백악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함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감염병 발병 초기 시진핑 주석의 대응을 극찬하기도 했지만 정치적 계산에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미주리대의 시나 그레이튼스 정치학 교수는 설전 격화는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한 "퍼펙트 스톰"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중국 때리기" 캠페인에 나섰고,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정부의 투명성 문제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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