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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Q&A] 고기국수, 얼마나 알암수과?…특별한 날에 먹던 따뜻함

전문가들 "근대에 생겨 최근에야 대중화"
몸국부터 메밀칼국까지 다양한 유래 주장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2020-05-23 07:00 송고
편집자주 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뉴스1제주본부는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독자라면 제보도 받는다.
제주 향토음식 고기국수.2020.5.22 /뉴스1©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고기국수다.

제주시내에만 수십개의 고기국수 음식점이 있고 관광객에게 알려진 곳은 줄을 서서 먹기도 한다.

집집마다 특색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돼지고기와 돼지뼈를 우려낸 국물에 면을 삶아 넣고 돼지고기를 고명으로 얹는다.

오늘날 고기국수는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잡았으나 그 역사는 100여 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 대부분은 고기국수가 근대에 생겨 대중화된 지 오래되지 않은 음식이라는 데 동의한다.

제주에서는 일제감정기 때 건면 공장이 도입되기 전까지 밀국수를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고기국수의 구체적인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원장은 제주 전통혼례의 음식문화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지금의 고기국수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제주의 전통혼례는 돼지를 잡아 3일 이상의 잔치를 벌여 손님을 대접했다. 상에는 수육과 두부, 순대 등을 접시에 담아 내놓는 ‘괴기반’과 함께 몸국을 올렸다. 몸국은 돼지고기 육수에 해조류인 모자반을 넣어 끓인 국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맞아 몸국은 점차 먹기 힘든 음식이 됐다. 일본인들이 제주에서 채취한 톳이나 모자반 등 해조류를 모두 일본으로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에 타지역 음식인 잔치국수 대신 돼지고기 육수에 국수를 말고 반찬으로 내던 수육을 고명으로 얹으면서 지금의 고기국수 형태가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 고기국수는 사라질 위기를 맞게 된다. 제주의 전통적인 풍습이 많이 사라지고 1970년대 군사정권 시절 가정의례 간소화 정책으로 돼지 도축이 어려워지면서다.

고기국수가 다시 등장한 건 1990년대 즈음이다. 이때부터 돼지고기 육수 대신 사골육수가 사용됐다고 한다.

제주 향토음식 고기국수.2020.5.22 /뉴스1© News1

또다른 고기국수 유래로는 제주 전통음식인 ‘메밀칼국’을 변형시켜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밀을 거의 재배하지 않는 제주에서는 오래전부터 국수를 대체한 음식이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칼국이었다. 면을 가늘게 뽑을 수가 없어 두텁고 짧게 면을 만들어 숟가락으로 떠먹었다. 이를 ‘칼국’이라고도 불렀는데 이마저도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향후 일제강점기와 미군정 시대를 거치며 미국산 밀가루와 건면이 보급되면서 국수를 만들 수 있게 돼 지금의 고기국수를 먹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고기국수는 유명세에 비해 그에 대한 정보와 연구가 많지 않아 역사와 유래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존재한다.

일각에선 고기국수라는 말 자체도 20여 년 전까진 없었다는 말도 나온다.

분명한 건 어려움 속에도 특별한 날 따뜻한 음식을 이웃과 나눠 먹으며 기쁨을 축하하고 싶었던 제주도민들의 마음이 고기국수를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