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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고발했지만 동물실험 무조건 반대하는 것 아닙니다"

[펫피플]유영재 비구협 대표 "대체방안 찾아야 과학·의학 발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0-05-23 10:00 송고 | 2020-05-23 10:17 최종수정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뉴스1과 인터뷰 중인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 뉴스1 최서윤 기자

"동물실험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윤리적인 기본 원칙을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과정이 정직하지 못하고 실험동물들은 계속 희생되며 예산만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것은 과학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대학교병원과 오승하 이비인후과 교수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유 대표는 앞서 오 교수의 책임 하에 고양이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제보자 A씨와 함께 오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불법 동물실험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 기간 오 교수는 난청 환자를 위한 '인공와우 이식기를 통한 대뇌청각피질 자극 모델' 연구를 했다.

이들에 따르면 오 교수는 동물판매업자로부터 구매한 고양이들의 귀를 일부러 손상시키고 인공와우(인공달팽이관)를 삽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종료 후에는 고양이들에게 마약류로 취급되는 마취제(졸레틴)를 투약하지 않고 곧바로 심정지 약품을 투약해 고통사시켰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더해 오 교수의 난청 연구는 명분일 뿐 연구비를 받아내기 위해 이전과 중복되는 동물실험을 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에 대해 오 교수 측은 난청 환자들을 위해 연구를 했으며, 서울대병원은 국제실험동물관리평가인증협회(AAALAC) 인증을 받은 기관으로서 동물실험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험동물의 수의학적 관리도 실험동물전임수의사, 실험동물기술원 등이 매일 살피면서 실험동물의 질병 고통배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고 유 대표는 오 교수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유 대표는 서울대병원과 오 교수를 고발한 이유에 대해 "불법 동물실험은 처벌받아야 한다"며 "이를 계기로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줄이고 양성화해야 결과적으로 의학과 과학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 대표가 20일 오후 고발장을 들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비글 종의 개(강아지) 동물실험 개선 운동을 진행 중인 유 대표에게 왜 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물었다. 그는 "실험동물에 대해 조사하던 중 해외에서 고양이 동물실험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고 국내도 많을 것이라고 판단해 제보자를 찾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유 대표에 따르면 미국 등 해외에서는 개와 고양이 실험 비중이 7대3이다. 1만마리의 동물들을 실험할 경우 7000마리는 개, 3000마리는 고양이다. 특히 의학 쪽에서는 신경 계통 연구를 위해 균형 감각이 뛰어난 고양이로 실험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외 사례를 보니 분명 우리나라도 고양이를 많이 동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고양이는 개, 기니피그, 마우스(쥐)와 달리 대통령령으로 정한 실험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 실험동물공급자가 없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길고양이를 잡아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동물실험에 동원된 개의 숫자는 1만3470마리. 지난 3년간 고양이는 1256마리가 이용됐다. 1년에 500마리도 안 되는 숫자로 개보다 훨씬 적다. 유 대표는 이 점에 주목해 고양이를 음성적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리고 고양이도 다른 실험동물처럼 적법하게 제공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물실험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면 위에서 해야 한다"며 실험동물 공급업체로부터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환경을 관리하면서 인도적으로 실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험동물을 공급받는 과정이 까다로워야 연구자들이 다른 대체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길고양이나 유기묘를 쉽게 데려와 이용하게 되면 생명도 함부로 다루게 된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유 대표는 "국내에서 발표된 고양이 동물실험에 관한 논문이나 연구보고서를 보면 해당 고양이에 대한 출처가 거의 명기돼 있지 않다"며 문제 삼았다. 동물실험을 한 연구 논문에 출처가 불분명하면 각종 학술지에 실리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이뿐 아니라 최근 고양이 불법실험이 문제된 이후 해외에서 고양이를 수입하고 있다며 항공사에서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러쉬, 더바디샵 등 화장품 회사처럼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을 만든다고 홍보하면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은 실험동물 수송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항공사를 통해 데리고 온다는 것인데 항공사들이 '우리 항공사는 실험동물을 운송하지 않는다'고 캠페인을 하면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며 "연구 당사자부터 각계각층에서 대체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고통을 수반한 실험에 이용되고 고통사 당한 고양이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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