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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 선택과목 수업으로 이동 잦아 감염시 위험성 높아

“하루 2시간 외 모두 이동수업…전교생 교실 나눠쓰는 셈”
미러링 수업 ‘학습편차’ 불만 우려…“화상수업시 질문 못 해”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2020-05-20 18:57 송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교 개학한 20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안법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이 등교하면 치를 전국연합학력평가 시간표를 부착하고 있다. 앞서 안성 소재 고등학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 중지가 내려졌으며 21일부터 정상 등교할 예정이다. 2020.5.2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교 개학한 20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안법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이 등교하면 치를 전국연합학력평가 시간표를 부착하고 있다. 앞서 안성 소재 고등학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 중지가 내려졌으며 21일부터 정상 등교할 예정이다. 2020.5.2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고3 등교수업이 개학연기 80일만에 이뤄졌지만 쉬는시간 학생들의 접촉을 쉽게 막을 수 없고 선택과목 수업으로 학생들의 이동이 잦아 감염시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학생 수가 30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을 절반으로 나누고 나머지 반은 화상 중계로 진행하는 미러링 수업도 학생이 이해되지 않는 내용을 교사에게 질문할 수 없기 때문에 불만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일 부산지역의 각 고등학교에서는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너무 반가운 나머지 여학생들끼리 서로 끌어안거나 팔짱을 끼는 모습이 포착됐고 남학생들은 팔씨름을 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부산의 한 특목고 교감 A씨는 "학생들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니 굉장히 좋아하는데 쉬는 시간에 복도나 교실이 많이 붐비고 남학생들끼리는 팔씨름도 한다"며 "코로나19 예방수칙이나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학생들 스스로도 인지는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차분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열화상 감지기가 설치되기도 전에 너무 일찍 등교한 학생들이 발열 체크 대상에서 누락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부산의 한 공립고등학교 교감 B씨는 "발열체크를 오전 7시40분에 하는데 어떤 학생은 오전 7시10분에 오기도 한다"며 "집에서 자가체크를 했다고 하지만 발열체크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는 다시 조율해 안내 해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장시간 마스크를 쓴 채 교탁 앞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힘들어 단 5분이라도 단축수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미러링 수업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온라인 원격 수업에서는 쌍방향이기 때문에 모르는 내용이 나와도 질문을 할 수 있지만 미러링 수업은 다르다.

2개로 나눠진 반 가운데 화상중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그야말로 '화상'으로 중계되는 수업을 시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업 내용이 이해되지 않거나 질문이 있어도 교사와 곧바로 소통할 수 없다.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로 내려가서 따로 물어봐야 하는 것이다. 학교 수업에 대한 학습편차가 발생할 우려가 생긴다.

게다가 학급 인원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 학교 가운데 미러링 수업을 하고 싶어도 분반을 할 수 있는 여분의 교실이 없어 못하는 학교도 있다. 책상 간격만 띄워 1m 거리 유지만 겨우 하고 있는 셈이다.

B씨는 "선택과목 인원이 적은 반도 있고 많은 반도 있다"며 "인원이 많은 반에서 미러링 수업을 하게되면 학생들의 수업만족도가 다르고 자연히 불만이 제기될텐데 이는 학교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코로나19 사태라 하더라도 학습에 대한 편차가 벌어진다는 점은 학교로서는 입장이 난처해질 수 밖에 없고 개선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의 '선택 중심 교육과정'에 따른 선택과목제로 이동수업이 많은 현실이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 십명의 학생들이 선택과목 수업을 듣기 위해 교실을 옮겨다니면 확진자의 이동동선이 복잡해지고 서로 접촉하는 범위도 넓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실을 사용하면서 공용으로 쓰는 책상과 물품도 감염전파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부산의 한 공립고에 재학중인 고3 학생 C양은 이날 "하루에 교실에서 수업하는 시간은 2시간 남짓이고 이외에는 모두 이동수업"이라며 "전교생이 같은 교실을 나눠쓴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목별로 교실을 공유해서 쓰기 때문에 학생 간 접촉 범위가 넓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접촉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립고등학교 교감 D씨는 "우리 학교의 경우 선택형 과목 폭이 더 넓은 편인데 아침에 학생들이 교실을 이동할 때도 굉장히 조심스러웠다"며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과목을 배정하고 학생별로 담임지도 하에 개인별 시간표대로 움직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학생들의 동선을 비롯해 여러가지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학교 여건이 허락한다면 최대한 이동수업이 많은 학생들을 넓은 교실로 옮겨서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D씨는 "생활지도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화장실 갈 때도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교사들이 밀착지도 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고 학생들이 서로 간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계속해서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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