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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서울 공공임대주택 20%까지 늘린다…"차별 줄어들 것"

[일문일답]보유주택 재건축+건물 매입·개조…"시장 영향력 생긴다"
<2>김세용 SH공사 사장 '포스트 코로나' 인터뷰②

(서울=뉴스1) 대담=진희정 부장, 정리= 이철 기자 | 2020-05-20 06:16 송고 | 2020-05-20 10:11 최종수정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잦아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침체된 경기와 떨어진 삶의 질 회복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글로벌 경제질서 속에서 우리 나라가 가져가야할 새로운 먹거리와 방향성에 대한 모색도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1>은 문재인 대통령의 '포스트 코로나' 정책의 '주거와 교통'을 대표하는 공기업 CEO를 직접 찾아 국민생활 안전은 물론 선도경제, 고용안전, 한국형 뉴딜 프로젝트를 위한 청사진을 들어본다.

-글 싣는 순서-
<1>한국토지주택공사(LH)
<2>서울주택도시공사(SH)
<3>인천국제공항공사
<4>한국철도공사
<5>한국도로공사
<6>한국교통안전공단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2030년까지 서울 전체 주택 중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을 2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 재개발·재건축 내 공공임대주택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에 나온 매물을 사서 임대주택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김세용 사장은 지난 14일 <뉴스1>과 가진 '포스트 코로나'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의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이에 대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기 동안 서울시 전체가구의 1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채운다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이후 2030년까지 공공임대주택 비율 20%를 목표로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20% 정도가 되면 시장에 가격 영향(안정화)을 조금 줄 수도 있을 듯하고 임대주택이라고 차별받는 것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낡은 임대주택부터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을 높이고 공간복지 시설을 넣어 그 안에서 소셜믹스(다양한 계층이 어울려 사는 형태)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매물로 나온 상가, 오피스, 호텔 등을 사들여서 임대주택으로 개조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며 "잘못하면 건물주가 파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매입해서 젊은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사회의 전반에서 기존과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SH공사는 임직원 근무, 사업방식, 현장 방역 등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점이 바뀌었는가?
▶우리 공사도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초기에는 하루 출근하고, 하루 재택근무를 하는 2교대, 현재는 5교대로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복무지침을 내리고 모든 상황에서 즉각적인 선제조치 및 사후보고하도록 유연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번 교대형 재택근무를 통해 이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했던 많은 업무의 비대면화 및 자동화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전 임직원으로부터 재택근무를 포함한 업무 효율화에 대한 반응을 조사할 예정이며 혹시 있을지 모를 코로나19의 재확산, 다른 질병의 발생 등 여러 가지 국면에서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

-코로나19 이후 내 집에 대한 위생과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H도 임대주택이나 공공분양 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이런 고민이 반영되는가?
▶그렇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호흡기 감염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환기' 설비시설이다. 지난해 2월부터 세대수와 관계 없이 모든 공공임대주택에 의무적으로 기계 환기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등 비대면 활동이 증가했다. 세대 내부에는 알파룸과 같은 사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늘려 재택 근무공간 등으로 활용하거나 커뮤니티 시설 일부를 화상회의,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룸으로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 특히 이 부분은 우리 공사에서 중점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스마트 홈과 충분히 연계될 수 있는 부분으로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적용해 볼 계획이다.
  
-전체적인 방향에서 SH공사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2018년 1월 사장으로 부임할 당시 직원들 앞에서 4가지를 중점적으로 하겠다는 것을 직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발표했다. 첫번째는 1~2인 가구에 우리가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청신호' 주택으로 이어져 1호가 정릉에 생겼다. 앞으로 5년간 3만가구를 우리가 꾸린다. 2호 주택은 평면구성 등이 더 획기적일 것이다. 1호는 이전에 진행했던 사업을 중간에 바꾼 것이고 2호부터는 본격적으로 처음부터 계획에 들어가서 여름쯤 공급할 예정이다.

두번째는 공간복지다. 우리나라처럼 커피숍이 많은 나라가 없는데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도 있지만)돈을 내고 공간을 쓰는 개념인 사람도 있다. 다른나라에서는 공공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인데 이런 시설을(공공시설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콤팩트시티다. 지금까지는 못했지만 최근 수년간 건축공학적으로 발전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 때 목동 유수지에 주택을 건설하려다 무산된 것을 기억할 분 있으실 것이다. 당시 주민들의 반대도 심했지만 예상 공사비도 꽤 들었던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5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공사비가 상당히 절감된다.  

보통 서울 시내에 한평(3.3㎡)당 1700만~1800만원을 주고 땅을 사서 공공임대주택으로 개발한다. 하지만 연희동을 보면 기존 빗물펌프장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임대주택을 짓게 돼 땅값이 들지 않는다. 이러면 나머지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오히려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땅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 도로(북부간선도로) 위에 (임대주택을)짓는 것도 별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보통 임대주택이 들어온다고 하면 주민들이 반대하는데 그런공간(유휴부지)에 들어오면, 도로 위에 짓는다고 하면 공간복지 시설이 들어오니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 큰 민원이 없는 편이다.

-이번 대책에 나왔던 용산(정비창 개발) 등도 유휴부지라고 볼 수 있다. SH공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
▶다만 용산은 사실 SH공사가 말하는 유휴부지는 아니다. 우리는 빗물펌프장, 유수지, 버스차고지 등을 이용해 개발하는 것이고 용산은 그간 어떻게 쓸지를 고민했던 부지다. '여기에 8000가구 지으면 어떡하냐',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그건 오해다. 거기에 주택만 들어가는 게 당연히 아니다. 그리고 '금싸라기 땅에 왜 임대주택을 짓냐'는 비판도 있는데 그럼 임대주택은 도시 외곽에만 지어야 하는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특히 젊은 사람일수록 일터 가까운데 주택이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주택과 사무실이 지금처럼 구분이 명확하지는 않을듯 싶다. 100~150년 전만 하더라도 도시에서 용도 기능의 분리라는 개념이 없었다. 처음 나왔던 것은 1916년 뉴욕시다. 개항기 주택들이 인천에 남아있다. 2층은 집이고 1층은 상점으로 일종의 주상복합이다. 이게 전세계적으로 일반적인 형태였다. 코로나19 이후에 재택근무가 활성화될 수 있고 스마트홈도 발전할 것이다. 집에서 사무실 근로자들이 일해도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임대주택과 주거복지는 어떻게 하고 있나?
▶박원순 서울시장 임기 동안 서울시 전체가구의 1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채운다는 목표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 박 시장 취임 당시 임대주택 가구 비율이 7%대였다. 저는 제 다음 사장이 계속 받아야 하는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2030까지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을 20%까지 올리겠다는 마스터플랜(종합계획)을 세우고 그에 해당하는 사업들을 조만간 착수한다. 임대주택이 서울시 전체 주택의 5분의 1이 되면 상당히 많이 달라질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이 20%라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상 비율로 보인다.
▶그렇다. 현재 OECD 비율이 7~8% 정도인 것으로 기억한다. 20%가 되면 시장에 가격 영향을 조금 줄 수도 있을 것 같고(안정화) 임대주택이라고 차별받는 것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주택이 흔해지기 때문이다. 그 시작 중 하나가 노후 임대주택을 재건축하는 것이다. 노후한 임대주택부터 차근차근 재건축하면서 용적률도 높이고 공간복지 시설도 넣어서 그 안에 소셜믹스도 계획하고 있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5.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해외사업은 어떤가. 민관 합동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회사 규모를 고려해 딱 5개 나라만 하자고 계획을 세웠다. 우리 공사는 특히 아시아 국가의 수도에 대해 사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첫 성과로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컨설팅 용역을 받았다. 원래 지난달쯤 울란바토르 주택사업 참여를 시도해야 하는데 현지 선거와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다소 지연되고 있다. 울란바토르에 게르가 15만채있는데 이것을 아파트로 현대화하는 공사다.

지금까지는 국내사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해외도 신경 써서 가야 한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 노하우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국, 일본, 대만이 임대주택 평면이 다 똑같았다. 주택을 설계할 수 없었던 시절에 미국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이제 우리도 다른 나라를 도와줄 시점이 충분히 됐다고 본다. 우리 기술을 전파해야겠고 실제로 같이 일하자는 나라들도 굉장히 많다. 일일이 대응 못 해서 미안할 정도다.

-SH공사 임대주택의 건축공법 등 질적 향상이 됐는가? 스마트 건설까지 융합하면 종합건축이 될 수 있겠다.
▶민간에서 못하는 것을 선도하자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몇 개 있다. 도로 위에 주택을 짓는 사업은 공장에서 모듈로 주택을 만들어오려고 한다. 데크(바닥)도 공장에서 만들어와서 공정도 단축할 수 있다. 우리가 선도하면 민간에 전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부에서는 SH공사가 너무 수익만 내려고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임대 복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리가 수익을 내려고 마음먹으면 엄청나게 낼 수 있지만 공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계속 임대주택을 늘리고 있다. 새로 건물을 짓는 것뿐 아니라 (기존 건물을)사들이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상가나 오피스, 호텔 중 사정이 어려운 곳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개조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싼 가격으로 매입한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을 수 있다.
▶(부동산)매물이 많이 나오는데 잘못하면 이분들(건물주)이 파산할 수 있다. 어려운 사정에 놓인 건물(유동성 위기 등)을 매입해 젊은 사람들에게 공급한다는 것이다.

인구구조가 워낙 빨리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외곽 신도시는 다 4인 가구 기준이었다. 맞벌이도 있지만 당시에는 가장이 고생하면 3명이 편해진다는 것이 전제였다. 지금은 4인 가구보다 1~2인 가구가 많으니까 도심 접근성 좋은 곳, 특히 역세권 등에 많이 공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공간복지에 과해 설명해달라.
▶SH공사가 보유한 주택 중 600가구 정도가 반지하다. 앞으로는 절대 반지하에 입주를 안 시킨다고 선언하고 지금 반지하에 계시는 분들을 지상으로 이주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주차장에서 창업을 많이 하지 않나. 우리는 반지하가 그 역할일 것으로 보고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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