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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매력없는 금리 2차 대출…소상공인 반응 냉랭

18일 접수시작 보증료(0.9%) 포함 4~5%대…한도도 1000만원
정부, 1차 파격조건 가수요 발생 판단…과감하게 지원해야 지적도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20-05-18 06:1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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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10조원 규모의 2차 금융지원 대출 신청 접수가 18일 시작되지만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보증수수료 연 0.9%를 포함한 실금리가 연 4~5%대로 이전 1차 금융지원(연 1.5% 기준)에 비해 크게 오른 데다가 일반 신용대출과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하지만 예산이 10조원 규모로 충분치 않아 매력적인 상품을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8일부터 시중은행에서 신청받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의 실 금리는 연 4~5%대가 될 전망이다. 당초 금융당국이 밝힌 금리는 연 3~4%였지만 신용보증기금이 95% 보증을 제공하는 보증수수료가 0.9%로 반영되면서 실금리가 더 올랐다. 보증료는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을 두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에 비해 크게 매력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기업은행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1~3등급이 연 3.95%, 5등급은 연 5.33%, 7~10등급이 연 9.19%이다. 평균금리는 연 5.65% 수준이다. 수협은행에선 5등급이 연 3.96%, 7~10등급이 연 7.34% 수준에 대출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금리 수준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신용자나 중신용자는 굳이 금리가 4% 넘는 2차 대출을 받을 유인이 크지 않다.

대출 한도도 업체당 1000만원으로 크지 않다. 대출상환방식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이다.

1차와 비교해도 대출금리가 오르고 한도도 축소되는 등 조건이 나빠졌다. 1차 때는 고신용자의 경우 시중은행에서 연 1.5% 고정금리로 통상 3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중신용자가 이용하는 기업은행 초저금리대출은 보증료 0.5%를 포함해 연 2% 수준으로 최대 3000만원이었다.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린 소상공인진흥공단의 경영안정자금은 4~10등급 이하의 소상공인에게 보증료없이 연 1.5%에 1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줬다.

조건이 이렇게 달라진 것은 1차 때 파격적인 혜택을 줘 가수요를 자극했다는 정부의 판단 때문이다. 기존 대출을 갈아타거나 주식투자 목적 등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1차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에 16조4000억원의 재원이 편성됐지만 중·저신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소진공 경영안정자금(3조1000억원)과 기업은행 대출(7조8000억원)은 예산 조기 소진으로 신청을 마감했다. 고신용자만 이용하는 시중은행 이차보전대출(5조5000억원)만 예산이 남아있는 상태다.

기존 재원이 조기 소진되며 정부는 시급하게 새로운 예산을 편성했지만 규모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부작용이 나오더라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인 만큼 정부가 과감하게 돈을 풀어야 한다"며 "10조원 수준의 예산으로 금융위가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설계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1차 대비 혜택이 대폭 축소된 2차 대출을 두고 벌써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1차 긴급대출을 이용한 소상공인은 2차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문제다. 1차 대출을 신청하고도 한 달이 넘도록 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도 적지 않다.

서울에서 요식업을 하는 김모씨(42)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전 수준으론 회복되지 않아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다"며 "5%라면 시중금리 수준인 데다가 1000만원밖에 빌려주지 않는데 지원책치고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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