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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처음 만나게 한 '전고체 배터리' 뭐길래

리튬이온 배터리 뒤 이을 차세대 '꿈의 배터리'
폭발 위험 없고 성능도 월등…현재 선두는 일본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0-05-16 06:30 송고
2013대한민국 에너지 대전을 찾은 참관객들이 삼성 SDI 전고체 베터리를 관람하고 있다. 2013.10.16/뉴스1
2013대한민국 에너지 대전을 찾은 참관객들이 삼성 SDI 전고체 베터리를 관람하고 있다. 2013.10.16/뉴스1

급격히 커지는 미래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일본 배터리 업체들이 다소 앞선 가운데, 한국·유럽 등 업체들도 추격에 나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전격 회동했다. 두 총수가 사업 관련 자리에서 단독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삼성 측은 현대차에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글로벌 동향과 삼성의 개발 현황 등을 설명했다.
이날 두 총수 회동의 핵심이었던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 전해질이 '고체'인 차세대 전지다.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액체 상태의 전해질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전과 방전을 하는 방식인데, 이를 고체 전해질로 바꾼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 널리 쓰이지만 전해질이 가연성을 가진 액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온도가 70℃ 이상 높아지면 폭발할 위험이 있다. 종종 발생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스마트폰·노트북 발화 사건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는 탓이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라 화재 위험이 없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있어 촘촘한 밀도로 만들지 못해 소형화가 어렵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절반 수준으로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얇게 만들어 구부릴 수도 있다.
성능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낫다는 평가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오래 쓰면 액체 전해질이 열화돼 점점 충전량이 떨어지는데, 전고체 배터리는 몇 년 동안 사용해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주행 거리도 1회 충전으로 700㎞ 달릴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설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며 "여기에 따라 현재의 배터리 업계 지형도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의 선두 주자는 일본으로 꼽힌다. 현재 전세계 전고체 배터리의 특허 중 절반 가까이를 일본 기업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1조5000억엔(약 17조원)을 투입해 2022년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는 앞으로 5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 배터리 업체보다 크게 앞서 있다. 현재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업체들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전고체 배터리가 주류가 될 경우 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

현재 각국의 배터리 업체과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과 BMW는 자사 전기차에 2025~2026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대만 프로로지움테크놀로지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한국의 경우 지난 3월 삼성종합기술원이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너지에 공개하는 등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위기의식을 갖고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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