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원하면 평생 재택근무"…'코로나 뉴노멀'에 앞장서는 IT업계

NHN, 주1회 원하는 공간서 일하는 '수요 오피스' 도입
전문가 "재택근무 효율성 경험…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05-17 08:10 송고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2019.3.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2019.3.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활방역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면서 IT업계의 재택·원격·유연 근무도 '업무방식 뉴노멀'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하게 시작한 재택·원격 근무지만, 막상 시행해보니 업무 효율성이나 생산성이 낮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접촉으로 인한 감염병 예방이나 가족 돌봄 등에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근로 뉴노멀'로 떠오른 재택·원격근무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의 기업들은 사태가 완화될 때까지 한시적 재택근무를 진행해왔으나 최근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완화 여부와 상관없이 재택근무를 이어가겠단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트위터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직원들이 원할 경우 무기한 재택근무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새벽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선택에 따라 무기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당시 트위터 대변인은 "지난 몇 달간의 재택근무 형태는 앞으로 직원들이 집에서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상황을 증명했다"며 "만일 우리 직원이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역할과 상황에 있고 계속해 재택근무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현재 9월 이전까지 사무실을 닫고 출장도 모두 금지한 상태다. 사람들이 모이는 대면 행사는 2020년 연말까지 진행하지 않는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에 내린 결정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업무 행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다. 이를 두고 CNN은 '트위터의 이번 결정은 위기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의 '뉴 노멀'을 보여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위터에 앞서 구글과 페이스북 역시 재택근무 연장을 결정했다. 지난 8일 BBC에 따르면 구글은 6월1일 정상근무를 예고했으나 재택근무 기간을 7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페이스북 역시 7월6일부터 정상 근무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은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할 수 있다.

국내IT기업 역시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며 새로운 비대면 업무 방식을 도입 하고 있다.

NHN은 지난 7일 매주 수요일마다 원하는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수요 오피스'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NHN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재택근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이를 반영해 정상근무 전환 후에도 주 1회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수요 오피스'는 당초 13일 시행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2일까지 재택근무를 연기하며 시행 날짜가 미뤄졌다.

◇IT업계, 위기를 기회로…위기극복·저변확대 '동시에'

IT업계들은 자사의 서비스를 무료로 배포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저변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기업들은 원격회의에 필요한 스마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네이버의 라인웍스,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이스트소프트의 '팀업', 토스랩의 '잔디' 등 국내 기업의 협업도구 이용자 수·사용량은 코로나19 대비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배 증가했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정상 출근을 계획했던 카카오와 네이버가 순환근무제 연장을 결정했다.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의 모습. 2020.5.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정상 출근을 계획했던 카카오와 네이버가 순환근무제 연장을 결정했다.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의 모습. 2020.5.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IT기업들은 협업 도구 외에도 웹툰, 쇼핑, 게임 등 '언택트'(Untact·비대면)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1분기 실적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네이버, 카카오, NHN, 한글과컴퓨터, 엔씨소프트 등 IT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이중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에서 세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의 톡비즈와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콘텐츠 부문의 호실적으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영업이익이 3배로 급증한 셈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3% 급증해 24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며 이용자의 게임시간이 늘어나고 게임 내 아이템 구매 빈도가 늘면서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IT기업을 중심으로 재택·원격 근무가 '근로 뉴노멀'의 보편화 현상에 대해 전문가는 곧 빠르게 정착할 것이라 내다봤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몇개월 동안 회사와 직원들은 재택·원격 근무의 효율성을 경험했다"라며 "'거리의 소멸'이란 얘기는 20년 전부터 있어왔고 기술적으로는 그때도 가능했으나 국내 기업 정서상 도입이 안됐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인만큼 한시적 재택 근무를 뛰어 넘는 것도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돼도 일상은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v_v@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